<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경기 광명갑·을(1)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03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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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려는' 더민주 vs '뺏으려는' 새누리당

'야당 텃밭'…명성 유지할까

(서울=포커스뉴스) 경기도 광명시는 '야당의 텃밭'이라는 정치적 수사가 잘 어울리기로 유명하다.

현재 지역 국회의원(광명갑·을)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와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야권 지지성향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 분위기는 오는 4·13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예비후보 명단에서도 여실히 느껴진다. 이번엔 기필코 당선자를 내고야 말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새누리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일단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 숫자만 보더라도 여야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광명갑의 경우 새누리당에선 5명이 공천신청을 했지만 더민주는 현역인 백재현 의원 1명뿐이다. 이 밖에도 국민의당과 정의당에서 각각 3명, 1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 총 10명이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명을에는 새누리당 2명, 더민주 1명, 정의당 1명 등 총 4명의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이중 지역구 현역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언주 의원이다.

따라서 오는 4월 광명갑·을 두 지역에서는 '지키려는' 더민주 백재현·이언주 의원과 '뺏으려는' 새누리당·국민의당·정의당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 텃밭 중의 텃밭…이번엔 '반전' 있을까

최근 선거결과를 보면 경기도 광명시가 야권 강세지역이라는 점이 보다 분명해진다. 선거의 최종결과와 관계없이 광명시만 따로 떼어 놓고 봤을 때, 대부분 야당이 우세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광명시에서 55.88%의 지지를 얻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43.76%)를 12.12%포인트 차로 앞선 셈이다.

2014년 지방선거 결과도 야당에 호의적인 지역 민심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도지사 자리를 두고 벌인 경쟁에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56.07%)가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43.92%)보다 더 많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것.

특히 광명시장 선거에서 양기대 새정치 후보(61.12%)는 심중식 새누리당 후보(38.87%)를 22%포인트에 달하는 큰 격차로 꺾고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야권을 향한 '해바라기'로 여겨졌던 광명시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바람이 점점 몸집을 키워 오는 4·13 총선에서 민심의 향방을 바꿔버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다.

이런 분위기가 처음 감지된 건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 광명시 제1선거구 경기도의원 재선거에서 권태진 새누리당 후보(58.09%)가 이병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41.9%)를 16%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꺾으면서다.

사실 10·28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전국 24곳 중 15곳에서 압승을 거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단 2곳 승리에 그치는 등 전체적인 판세가 여당 쪽으로 기울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야당의 텃밭에서 여당 당선인이 나온 것은 지역은 물론 중앙에서도 결코 가벼이 지나칠 수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광명시에서 이번 4·13 총선은 단순한 선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 민심이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을 향하는지, 아니면 새누리당이나 제2‧제3의 야당으로 옮겨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 광명갑, '3선 도전' 골리앗에 맞서는 9명의 다윗들

이번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광명갑 탈환은 결코 쉽지 않은 거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광명시장을 거쳐 재선에 성공한 현역 백재현 의원이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

광명갑에서는 지금껏 여권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없다. 광명시가 광명갑·을로 분리되기 전인 16대 총선에서 손학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를 거둔 후로 전무하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부터 세 차례 연속 야당 후보를 지역 대표로 선택해왔다.

17대 총선에선 이원영 열린우리당 후보가 49.41% 득표율로 정성운 한나라당 후보(33.79%)를 크게 따돌리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18대 때 국회에 처음 입성한 백재현 의원이 19대 때 재선에 성공하며 지금껏 지역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초선 때는 통합민주당, 재선 때는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섰지만 승리에는 변함이 없었다.

백 의원(50.91%)은 18대 총선 때 정재학 한나라당 후보(41.59%)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으며, 19대 총선에서도 51.04%의 지지를 받아 차동춘 새누리당 후보(40.28%)를 제쳤다.

특히 백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경선에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공천행운아'이기도 하다. 광명갑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같은 당 예비후보가 없어 '본선직행 티켓'을 거의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다.


지역에 뿌리가 깊은 '골리앗' 백재현 의원에 맞서는 다윗은 총 9명.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각각 5명, 3명, 1명씩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정은숙·정성운·정재학·이정만·이홍균 등 '예비후보 5남매'가 공천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찾아 공천관리위원회가 진행하는 면접에도 참석했다.

이들 중에는 지역에서 당협위원장을 지낸 인물이 많다. 현재 경기도당 수석대변인인 정은숙 후보와 정재학 후보, 정성운 후보 등이다.

이 밖에도 이정만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이홍균 후보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에서는 양순필·유영호·서현준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정의당에서도 문현수 광명갑 지역위원장이 나선다.


◆ 광명을, 전재희 꺾은 이언주…재선에 성공할까

광명을 지역 역시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을 맞는다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광명을의 지역구 현역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언주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19대 때 득표율 50.09%로 당시 현역 재선의원이던 전재희 전 새누리당 의원(46.15%)을 누르고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이 정치경험이 풍부한 전재희 전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하자 많은 이들이 그를 주목했다. 이 의원이 광명시장과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두루 역임한 전 전 의원의 지역구 3선 도전을 멈춰 세웠기 때문.

전재희 전 의원은 지난 17대 총선과 18대 총선에서 양기대 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두 번 다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특히 18대 때는 전재희 전 의원(56.35%)과 양기대 후보(36.06%)의 득표율이 20%포인트 이상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4·13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이언주 의원에게서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 의원은 당에 공천을 신청하긴 했지만 예비후보등록은 2월29일에 마쳤다. 상대 후보들이 지난해 12월 중순이나 말에 후보등록을 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굳이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도 민심을 얻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언주 의원 역시 더민주에서 광명을에 홀로 공천을 신청한 '공천행운아'다.

이 의원에 맞서는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2명, 정의당 1명 등 총 3명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광명시장 출신인 이효선 예비후보와 광명을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주대준 예비후보가 나선다. 정의당에선 이병렬 부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4·13 총선에서 경기 광명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백재현 더민주 의원, 정은숙 전 새누리당 광명갑 당협위원장, 양순필 전 청와대 정무기획 행정관, 문현수 정의당 광명갑 지역위원장. <사진출처=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4·13 총선을 앞두고 경기 광명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정재학 전 당협위원장, 이홍균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책보좌관, 정성운 전 당협위원장, 이정만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사진출처=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4·13 총선을 앞두고 경기 광명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당 서현준 전 전략기획위 부위원장(왼쪽)과 유영호 예비후보. <사진출처=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4·13 총선을 앞두고 경기 광명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이언주 더민주 의원(왼쪽부터), 이효선 전 광명시장, 주대준 전 당협위원장, 이병렬 정의당 부대표. <사진출처=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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