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서울 서대문갑(2)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1-12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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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우상호·이성헌 둘 다 잘 알아…"몰아주면 안 된다는 정서 있어"
△ 서대문갑.png

(서울=포커스뉴스) 야구용어인 '핫코너'(Hot corner)는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3루를 뜻한다. <포커스뉴스>는 2016년 신년기획으로 4·13총선의 열기가 뜨거운 '핫'한 지역구를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서대문갑은 현역 프리미엄도 통하지 않는 정치적 중립지대다.

다가오는 20대 총선에서는 박근혜정부 심판론과 일여다야(一與多野)인 현 정국, 정치적 라이벌 우상호·이성헌 두 후보의 다섯 번째 대결이라는 점 등이 맞물려 더욱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포커스뉴스>는 서대문갑 지역구를 두루 다니며 서대문갑 민심을 들었다.

◆ "몰아주면 안 된다는 정서 있어"

"당연히 잘 알죠. 우상호 의원이 현역이고. 이성헌 후보랑 두 분이 항상 싸우죠"

김선회(56·자영업자)씨는 '올해 총선 후보를 알고 있느냐'는 이같이 답했다. 김씨 뿐만 아니라 취대팀이 만난 대부분의 주민들은 우 의원과 이 후보자를 잘 알고 있었다.

내 지역구 국회의원도 모를 정도로 '정치 무관심'이 팽배한 여타 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우 의원과 이 후보자 모두 지난 2000년부터 서대문갑에 꾸준히 출마하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까닭이다.

김씨는 "여기는 여당, 야당 이런것 보다도 '한번씩 해줘야한다'는 정서가 있다"며 "(한 당에) 왕창 몰아주는 것이 아니라는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최경순(여·46)씨는 "지금은 당보다는 공약이 먼저"라며 "그분들(후보자들) 공약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태어날 때부터 서대문갑 지역구에 살았다는 류현(31·자영업자)씨도 "그분(후보)이 우리 지역구에 어떤 정책을 가져오는지 보고 뽑는다"며 당보다는 '정책'에 중점을 두고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70·80대 노년층의 민심은 사뭇 달랐다.

홍제1동에서 40년을 살아온 윤광일(가명·70)씨는 "야당이 잘하면 야당을 찍어야지. 그런데 야당이 잘하고 있는 뭔가가 없어 찍을 수 없다"며 "나는 이성헌(후보자)를 찍는다"고 말했다.

윤씨는 "새누리당보다 야당이 (정치를) 끌고가야 한다. 그런데 야당에는 인물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김모(80)씨도 "요즘 야당 봐봐. 그게 정치하는 사람이야?"라며 야권을 향해 못마땅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씨는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우상호·이성헌) 두 사람이 붙어봐야 돼"라고 답했다.

보수적인 노년층 사이에서 새누리당이 야권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연세대와 이화여대 학생들이 자취를 많이 하는 연희동 등에선 야권이 우세하다.

연희동에 거주하는 채희태(29·회사원)씨는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 후보를 지지했는데 우상호와 단일화해 우상호를 뽑았다"며 "이번에도 우상호 의원을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은동에 거주하는 김유준(29·회사원)씨는 "이상적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안철수신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야권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 "두 사람만의 싸움은 이제 싫다"…신당 후보에 따라 '삼파전' 가능

<포커스뉴스>가 보고 들은 서대문갑 민심에서는 '새 정치' '새 인물'에 대한 요구도 엿보였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가칭)이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삼파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우 의원이나 이 후보자 모두 3선을 바라보고 이번 총선에 임하는 기성 정치인이다. '혁신'과 '새 인물'을 외치는 정치권과 유권자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자영업자 김 씨는 "전 의원이나 현 의원 이런 사람들보다 안철수신당에서 누가 나올지를 보겠다"며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지지) 우스운 사람이 나오면 안 되는 거고"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기존 두 분이 워낙 양립해서 싸우다 보니 두 사람만의 싸움은 이제 싫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이화여대에 다니는 20대 초·중반의 대학생 유권자 역시 야권 성향이 강해 야권 신당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따라 선거가 다가올 수록 '후보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의당이나 박주선 무소속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가칭),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회의(가칭) 등은 구체적인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이다.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자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출처=국회 홈페이지 및 당사자 홈페이지>서울 서대문구갑에서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새누리당 이성헌 의원은 서로 2승 2패를 주고 받는 접전을 보였다. 2016.01.11 조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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