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한해가 끝나고 새해가 다가오면서 시간의 속도에 놀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렸을 땐 길게 느껴졌던 1년이 이젠 쏜살같이 지나가버린다. 이처럼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감각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일까.
미국의 인터넷매체 복스닷컴(Vox)은 나이와 시간의 속도가 정비례한다는 감각은 과학적 근거가 부재한 단순 '느낌'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5년 센트럴플로리다대와 웨스트필드주립대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라진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0세~69세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의자, 식탁, 스탑워치만 있는 어두운 방에 수 분간 가둬두고 실제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맞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비슷한 적중률을 보였다. 외려 나이보다 성별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관찰됐다. 신체구조상 남성과 여성은 약간 다른 생체시계를 가졌고 이에 따라 물질대사율도 상이하기 때문에 남성은 시간을 과대평가, 여성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비슷한 실험이 2005년, 2009년에도 진행됐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늘 한결같았다. "나이와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감각 사이엔 별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왜 모든 사람들이 이 같은 느낌이 든다고 얘기하는 것일까? 2009년 미국 오벌린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이 있다.
첫번째는 성인이 될수록 진기한 경험이 뜸해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은 처음으로 자전거 타기, 처음으로 친구 사귀기 같은 놀라운 경험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성인이 될수록 진기한 체험을 할 기회는 줄어든다. 시간 측정의 기준이 되는 '사건' 자체가 별로 없다고 느껴지니 시간도 빨리 흐른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가설 역시 비슷하다. 하루하루를 바쁘고 정신이 없이 보낼수록 시간은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삶은 어린이보단 성인에게 익숙한 리듬이다.
세번째 가설은 흐릿한 기억을 실제로 일어났던 것보다 오래 전 일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뇌의 활동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인상적인 사건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클라우디아 해먼드는 저서 '시간 왜곡'(Time Warped)에서 "우리는 우리의 기억이 점차 흐릿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기억의 선명도를 시간 흐름의 기준으로 삼는다"며 우리 뇌의 이 같은 활동 경향을 설명한다.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감각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닷컴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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