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간 진화에 '도전장'…'더 나은 자식' 생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3 18: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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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진, '진화 능력' 갖춘 로봇 실제 시연 성공


로봇, 인간 진화에 '도전장'…'더 나은 자식' 생산

영국 연구진, '진화 능력' 갖춘 로봇 실제 시연 성공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로봇은 인류처럼 진화할 수 없다는 것에 인간이 위안과 자부심을 느낄 날이 그리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

영국과 스위스 과학자들이 마치 자연 속 생물의 진화처럼 스스로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더 나은 '새끼로봇들'을 생산해내는 '엄마로봇'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이 전한 말이다.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생명체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생존하기에 가장 유리하고 적합한 특성을 다음 세대에 유전자로 물려준다. 이런 과정이 무수한 세대에 걸쳐 누적돼 일어나는 것이 진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푸미야 리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기초적인 수준의 진화'를 스스로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스위스 ETH 연구진과 공동으로 개발한 이 '엄마 로봇'은 재료들을 조합해 작은 상자(큐빅) 모양의 '새끼 로봇들'을 스스로 제작(생산)해낸다. 1세대 새끼로봇이다.

저마다 모양과 무게 등이 조금씩 다르게 설계된 새끼 로봇들에는 작은 모터가 달려 있어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

'엄마 로봇'은 주어진 시간 내에 새끼 로봇들이 이동하는 거리를 측정한다.

그 중에서 가장 멀리 이동한, 즉 가장 뛰어난 새끼로봇에 적용한 설계를 그 다음에 만드는 두 번째 세대 새끼로봇에 그대로 적용한다.

또 그보다 못한 1세대 새끼로봇들을 이용해서는 서로의 특성을 뒤섞는 '교배' 등을 통해 '돌연변이' 2세대 로봇을 만들어냈다.

엄마로봇은 2세대 새끼로봇들을 이용해서도 같은 과정을 되풀이했고 이는 10세대에 걸쳐 반복됐다.

엄마로봇이 새끼로봇 1대를 설계-생산-평가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안팎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새끼로봇의 디자인이 다양해졌고 성능도 향상됐다.

그 결과 10세대 새끼로봇의 이동 성능은 1세대 새끼로봇의 2배가 됐다.

리다 박사는 진화라라고 하는 대자연의 선택은 기본적으로 재생산과 평가의 무한 반복이라며 "이 로봇이 하는 일도 본질적으로 마찬가지이며, 실제 종의 개선과 다양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런 연구는 가상의 공간에서만 이뤄져왔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가능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리다 박사 팀은 현실 세계에서, 실제 로봇을 이용해 그러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제 작동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보여줬다.

리다 박사는 "생물학에서 큰 의문점 중 하나는 지능이 어떻게 생기게 됐느냐는 것인데 우리는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로봇을 사용하는 중"이라면서 "스스로 혁신하고 창조할 수 있는 로봇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인간처럼 보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로봇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이 생물학의 일부를 엔지니어링의 세계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들의 개발에 도움을 줄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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