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재정위기 여파 저출산·고령화 심각…정책은 표류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포르투갈이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앓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포르투갈 출산율은 1970년 3명에서 2013년 1.21명으로 떨어져 유럽에서 가장 낮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을 제외하고는 최저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진행돼 온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더해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구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포르투갈은 2011년 재정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780억 유로(약 99조2천6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후 경기 침체와 포르투갈 정부가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 정책을 시행하면서 또 다른 인구 문제가 부각했다.
25세 이하 청년의 약 ⅓이 실업자일 정도로 실업률이 치솟자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유럽 등으로 대거 이민을 떠났기 때문이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발발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인구는 이민 등으로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는 19만8천 명이 줄었다.
OECD도 최근 보고서에서 재정위기 이후 포르투갈의 출산율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 인구협회의 마리아 필로메나 멘지스 교수는 "높은 실업률에 더해 일자리도 비정규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늦게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르투갈 통계청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자국 인구가 현재 1천50만 명에서 45년 뒤인 2060년에는 63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눈앞에 닥친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자녀를 돌볼 시간을 늘려주도록 하루 4시간씩만 일하고 월급을 60%만 받도록 하자고 제안했으나 야당인 사회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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