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 전투 무인기 공동개발 추진방식 '이견'
차세대 항공산업 활성화 기대감에 유럽 주목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영국과 프랑스가 함께 개발에 착수한 무인기의 장래 방향을 두고 정치적 갈등을 빚을 조짐이 나타나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의 앞선 무인기 기술을 도입하는 쪽으로 기우는 반면 프랑스는 미국 기술을 피하고 전문가를 육성해 원형 모델부터 먼저 만드는 방안을 밀어붙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는 여러 나라가 참여하면 기존 7개국 공동의 공군 대형 수송기 'A400M' 사업처럼 추가 비용이 발생할까봐 애초 참여국을 제한해 8개월 전 양국 정부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유럽은 무인기 개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보다 10∼15년 뒤처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금 개발해 앞으로 완성할 모델은 앞으로 20년 후 주력으로 삼아야 하는 만큼 무인기를 단독 또는 보조용으로 쓸지, 기술 적용이 가능할지, 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지 등을 확정하는 게 가장 큰 연구 과제라고 FT는 지적했다.
'미래 항공전투 시스템'(FACS)이라고 이름 붙인 이 연구는 기존의 영국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스의 무인기 '타라니스'와 프랑스 다소 그룹의 '뉴런'을 바탕으로 스텔스 무인 전투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FACS에서 엔진 부문은 영국 롤스로이스, 추진체는 프랑스 스네크마, 전자부문은 프랑스 탈레와 영국 셀렉스가 각각 참여한다.
군사 부문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정치적 측면에서는 실망스러운 대목이 있다고 프랑스의 한 군수업체 대표를 지낸 프랑수아 루레우는 FT에 말했다.
프랑스 국방성 한 내부 소식통 역시 영국이 미온적일 경우에 대비해 프랑스가 대안을 마련해뒀다고 밝혔다.
미국의 무인기 제조업체들은 한정된 재원에서 유럽 자체 전투용 무인기를 만드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군수 상담 업체인 'IHS 제인'은 무인기 개발에 40억∼5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투기에 쓰는 토네이도나 타이푼 같은 프로그램은 수명이 2030년이면 절정에 이르거나 은퇴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살필 때 무인기 개발은 유럽 항공 산업에 고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군비 지출이 많은 영국과 프랑스가 제한된 재원 아래에서 군사적, 정치적 차이를 극복하고 무인기 개발이라는 한가지 목표에 매진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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