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코스섬 난민 가두고 진압경찰 급파…위기 고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3 10: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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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의사회 "난민대응 무대책에서 학대로 전환 우려"


그리스, 코스섬 난민 가두고 진압경찰 급파…위기 고조

국경없는 의사회 "난민대응 무대책에서 학대로 전환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그리스가 코스섬에 몰려온 난민들을 물이나 음식도 제공하지 않고 땡볕이 내리쬐는 운동장에 가두고, 유혈사태에 대비해 진압경찰을 대거 급파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 섬들은 난민들이 유럽으로 진입하는 주요 관문으로 변하면서 올해 들어 12만여명의 난민이 유입됐고 이로 인해 난민들과 치안당국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스는 주민 3만 3천명이 거주하는 코스섬이 7천여명의 난민들 때문에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하자 11일 밤부터 난민 2천500명을 '임시수용'이라는 명목으로 운동장에 가뒀다.





운동장에는 가림막이 없어 땡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물이나 음식도 없어 난민 중 여성이나 노인 어린이 등이 15분에 한 명씩 기절해 실려나가고 있다고 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국경없는 의사회가 전했다.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한 난민들은 그리스에서 난민등록을 한 뒤 합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다른 부유한 유럽국가로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표면상 난민등록 절차 진행을 위해 난민들을 코스섬 운동장에 임시수용했지만, 현장에 난민등록자를 3명 밖에 두지 않아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국경없는 의사회는 지적했다.



기오르고스 키리치스 코스 시장은 그리스 관영 ANA 통신에 "현재 상황이 악화하면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 경찰은 이날 코스섬에 진압경찰 40명을 파견했으며, 앞으로 250명이 추가로 파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리스 경찰은 전날 코스섬 난민들이 난민 등록 지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운동장 이동과정에서 소요가 발생하자 경찰봉으로 난민들을 때리고, 소화기를 분사했다.

코스섬 외에 다른 섬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들어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은 12만4천여명으로, 특히 에게해의 레스보스 등 5개 섬으로 몰려든 난민이 작년 동기대비 750% 급증했다.

이는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상륙한 난민수 9만4천191명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하지만,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그리스 정부로서는 난민사태에 대처할 여력이 없어 매일 아침 1천명씩 도착하는 난민들은 음식과 물, 머물 공간 없이 비참한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브리스 드 라 비뉴 국경없는 의사회 단장은 "코스섬에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걱정된다"면서 "앞서 그리스 정부가 난민들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했다면 이제는 학대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약한 난민들에 대응해 중무장한 경찰이 배치되고 있다"면서 "난민들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쳤고, 그리스 정부가 멈추려고 하든 말든 계속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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