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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베테 쿠퍼, 제레미 콜빈, 리즈 켄달, 앤디 번햄(좌로부터) |
영국 노동당 차기 당수 선거 일정 돌입…내달 12일 선출
'강성 좌파' 콜빈 의원 선두 유지…1강 1중 2약 구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지난 5월 총선에서 참패한 영국 노동당이 차기 당수를 선출하는 선거 일정이 시작됐다.
노동당은 12일(현지시간) 정오 투표 참가를 위한 지지자 등록을 마감했다. 기술적 이유로 시한을 좀 미뤘지만 사실상 마감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유권자는 약 44만명이다. 당원 28만2천명, 연계 지지자로 등록된 노조원 9만2천명, 그리고 3파운드를 내고 투표 참가를 신청한 등록 지지자 7만명 등이다.
노동당은 오는 14일 당원들을 시작으로 수주일에 걸쳐 투표용지들을 우편으로 유권자들에게 전달한다.
다만 등록 지지자들은 실제 노동당 지지자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투표용지를 발송한다. 노동당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가짜 지지자'들을 골라내기 위한 것이다.
노동당은 이미 1천200명의 투표 참여 신청을 거부했다면서 이중 214명은 녹색당 후보, 37명은 보수당 후보 전력이 있는 신청자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선거는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후보들 선호 순서를 표명해 투표하면 가장 선호하는 후보란의 후보별 득표를 집계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최하위 득표자를 빼고 다시 집계한다.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이를 반복해 당선자를 가린다.
우편 투표는 내달 10일까지 이어지고 투표 결과는 이틀 뒤 발표된다.
◇ '강성 좌파' 콜빈 의원 선두
이번 선거에는 '강성 좌파' 제레미 콜빈 의원(66), 앤디 번햄(45) 의원, 이베트 쿠퍼(46·여) 의원, 리즈 켄달(44·여) 의원 등 4명이 출마했다. 현재 1강(콜빈) 1중(번햄) 2약(쿠퍼 및 켄달) 구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의 지지도 조사 결과, 가장 선호하는 후보에서 콜빈 의원이 53%로 1위를 차지했다. 21%로 2위인 번햄 의원보다 32%포인트 앞섰다.
2개월 전 조사와 비교하면 콜빈의 지지도는 10%포인트 급등한 반면 번햄의 지지도는 5%포인트 떨어졌다.
'강성 좌파' 콜빈 의원의 예상밖 돌풍은 총선 참패로 불거진 노선 논쟁을 가열하는 모습이다.
콜빈 의원은 복지 수준이 형체를 알 수 없는 지경으로 추락할 것이라며 보수당 정부가 밀어붙이는 재정 긴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100억 파운드(약 18조원)를 조성해 대학 수업료를 면제하고 서민층 가정의 대학생에게 생활보조금으로 주는 교육지원금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원은 연소득 5만 파운드(9천만원) 이상의 부유층에게 국민보험(NI) 부담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선 "'빅6'(영국 전기·가스 공급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들)가 공적 통제 또는 어떤 형태로든 공적 소유 아래 있는 것을 바란다"고밝혔다. 아울러 그는 오래전부터 철도 국유화를 주창해왔다.
전기기사의 아들인 콜빈은 공공부문 노조단체인 옛 전국공무원노조(NUPE)의 상임 활동가로 일한 노조 출신 인사다. 1983년 총선에서 당선된 이래 20년 넘게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번햄 의원은 일찌감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2001년 총선에서 처음 의회에 입성한 후 고든 브라운 전 총리 재임 시절 문화 부장관 등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지난 총선 공약들이 "이제까지 4차례 선거에서 내놓은 공약들 가운데 최고"라고 밝힌 바 있어 당수직에 오르면 노동당 기존 정책들의 골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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