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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즈미르<터키>=AP) 터키 해안경비대가 그리스 섬으로 밀입국하다 실패해 검거된 난민들을 인근 수용시설로 이동시키려하고 있다. |
터키 '그리스행 난민' 에게해 접근 원천 봉쇄키로
그리스, 코스 섬에 진압경찰 급파…난민들 축구장에 갇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에게해에서 난민사태가 악화하자 터키 정부가 난민들의 해안 접근을 원천봉쇄하기로 했다.
터키 도안통신은 12일(현지시간) 에게해 지역의 이즈미르 주정부는 내부무, 재난관리청 등과 함께 그리스 섬들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난민들이 이즈미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과 치안군 등은 이스탄불에서 이즈미르로 연결되는 도로에서 시리아 난민 등이 탑승한 차량 검문을 시작했다.
에게해의 그리스 섬들은 터키 서부 해안에서 5~10㎞ 거리로 소형 선박으로도 밀입국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노선은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지중해 노선에 버금가는 유럽행 난민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무스타파 토프락 주지사는 도안통신과 인터뷰에서 시리아 난민들이 이즈미르에 진입하는 것이 허용되면서 이즈미르가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쉬운 경로라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람들(시리아 난민)이 여기서 비인간적 여건에서 살면서 밀입국 주선업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시리아인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밀입국을 주선하는 범죄단과 싸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즈미르 주정부는 이미 시내에 진입한 시리아인 가운데 거처가 없는 이들과 그리스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검거된 난민들을 인근 종합경기장에 임시로 수용하기로 했다.
터키 내 시리아 난민 180만명 가운데 이즈미르에 거주하는 난민은 공식 집계로는 6만8천700명이지만 최근 5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50만명의 상당수는 그리스로 가려는 이들이며, 이즈미르 시내 숙박업소와 월셋집 등을 구하지 못한 난민들은 공원과 길거리 등에서 노숙하고 있다.
터키 해안경비대는 이날 이즈미르에서 그리스 키오스 섬으로 가다 전복된 소형선박에서 어린이 10명을 포함한 난민 50명을 구조했다.
그리스 정부도 전날 불법이민자들이 당국의 난민 등록 지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던 코스 섬에서 소요가 우려되자 진압경찰을 급파했다.
경찰은 전날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들을 축구장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소요가 발생하자 경찰봉으로 난민들을 때리고 소화기를 분사했다.
주민 3만명이 거주하는 코스 섬에는 난민 7천여명이 몰려 섬 전체가 난민촌으로 변하자 축구장에 임시로 수용하기로 했다.
기오르고스 키리치스 코스 시장은 전날 그리스 관영 ANA 통신에 "현재 상황이 악화하면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코스 섬에 경찰관 40명이 도착했으며 해안 경비 등을 위해 추가로 250명이 파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키리치스 시장은 "이민자 담당 관리들도 추가로 파견돼 14일까지 이민자 대부분이 난민 등록 절차를 마치고 섬에서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난민기구(UNHCR)는 지난 7일 올해 들어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은 12만4천여명에 이르며 에게해의 레스보스 등 5개 섬으로 몰려든 난민이 작년 동기대비 750% 급증했지만 그리스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난민 문제가 그리스 정부 능력의 한계를 넘어선 심각한 상황이고 유럽연합(EU) 회원국 모두의 문제라며 EU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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