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세르비아-알바니아, 총리 간 TV 토론 개최키로
발칸 5개국 11개 방송사 동시 중계 예정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코소보 문제를 놓고 사이가 나쁜 세르비아와 알바니아의 총리가 TV에 출연해 양국 현안을 따지기로 했다.
서로 다른 나라 정상들이 TV에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알렉산다르 부시치 세르비아 총리와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오는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현지 지역 TV 방송의 '배경'(Okruzenje)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 토론을 벌인다고 발칸 인사이트 등 현지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빈에서 열리는 '제2차 서부 발칸 콘퍼런스'에 참석을 겸해 TV 토론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 토론은 양국은 물론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등 발칸 5개국의 11개 방송사로 동시 중계방송될 예정이다.
세르비아의 RTS 방송은 "이번 토론이 양국의 이해와 문제를 드러내놓고 따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르비아는 분리 독립 내전을 치른 코소보를 응원하는 알바니아를 공공연하게 적대시한다.
여기에다 알바니아가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 주민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통일'을 추진한다고 밝혀 마찰은 끊이지 않고 있다.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최근 알바니아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국경 없는 유럽을 추진하는 유럽연합(EU)이 알바니아와 코소보의 통일을 막는다면, 우리는 '전통적 방식'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에 대해 부시치 세르비아 총리는 트위터에서 "알바니아와 코소보가 한 나라로 되는 걸 결단코 용인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라마 총리는 지난해 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16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예선전에서 벌어진 난투극으로 알바니아가 받은 몰수패 결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은 바 있다.
양국은 올해 초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으로 관계가 누그러지는 듯했다. 양국은 모두 국운을 걸고 EU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어느 한 쪽으로부터 반대를 받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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