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제재·저유가 등으로 러시아 6년만에 경기침체 진입
2분기 GDP성장률 -4.6%로 추락…"위기 확산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저유가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의 수렁에 빠졌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6%를 기록, 6년 만에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GDP 성장률 -2.2%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역성장 폭이 2배 넘게 확대됐다. 통상 2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침체로 판단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2분기 성장률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보다 나쁜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이런 급격한 역성장이 광범위한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리자 에르모렌코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달간 유가가 급락해 아직 러시아 경제의 회복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는 작년부터 만성적인 투자 부족으로 성장세가 크게 위축됐다.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제재가 겹치면서 경기침체에 접어들게 됐다.
러시아 당국은 6월까지만 해도 루블화가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어 위기가 일단락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재개되면서 루블화 가치가 다시 떨어지고 있어 시스템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레네 스박크만 맥킨지 모스크바사무소장은 "이번 위기는 러시아가 겪었던 위기 중 가장 심각한 위기"라면서 "1998년이나 2008년 위기를 능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최악은 닥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부문이 약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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