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주자 급증하자 극우 '네오나치' 재부상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독일로 들어오는 난민 이주자들이 급증하면서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이들을 증오하는 극우세력이 다시 활개치고 있다.
'네오 나치'(Neo-Nazis) 성향의 극우파가 준동하는 것은 올들어 물밀듯이 밀려오는 이주자들과 이로 인한 피해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독일로 유입될 난민 수는 최소 4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더 많은 지역 공동체에 난민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주로 시리아, 이라크, 아프리카, 발칸 반도 출신인 독일 이주자는 지난달 7만9천 명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독일 내 난민 거주지에 대한 공격은 올 상반기에만 202건에 달해 지난해 전체보다 더 많았다.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부국답게 난민 유입 규모에서 유럽연합(EU) 내에서 단연 으뜸이다.
올 1분기 EU 내 전체 신규 망명 신청의 40%를 차지, 영국보다 10배나 많았다.
옛 동독 지역 작센 주의 주도 드레스덴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프라이탈은 새로 유입되는 외국인 이주 물결에 반감이 큰 곳이다.
프라이탈은 호텔로 쓰던 건물을 300명에 달하는 망명 희망자들의 거처로 사용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이 지역의 거리는 조용하고 인종차별주의자들에 의한 낙서도 눈에 띄지 않지만 이주 난민에 대한 반감은 폭발 직전이라고 전했다.
매주 열리는 이주 반대 시위에 참가한 건축업자 레네 오토(32)는 "이곳 프라이탈에는 네오 나치주의자들이 많고 독일 정부가 자국민을 우선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자에 대한 반대는 인종차별주의가 아니라 여론이며 난민 수용은 이미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한 세대 전만 해도 독일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외국인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패전 후 독일인에게 불문율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프라이탈의 한 연금수령자는 이주자를 '멍청이'라고 비하하면서 "이곳 주민의 90%가 그들(이주자)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주자 숙소 근처에 개를 끌고 산책나온 60세 여성은 "나는 외국인을 반대하지 않지만 그들이 이곳에서 벌이는 행동을 반대한다. 소란을 피우고 소리치고 기도 소리를 낸다. 위협적으로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난민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 출신으로 1년 동안 에티오피아, 수단, 리비아,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에 온 이주자 안고솜(23)은 "프라이탈에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많다. 우리를 반대하는 시위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이곳 주민들은 차를 몰면서 '슈바르체 라우스'(흑인들은 꺼져라)라고 외친다"고 두려움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독일 사람들과 잘 지내기를 원하지만 인사를 건네면 의심스러워하는 눈길로 대한다"고 말했다.
우파 극단주의 문제 전문가인 베를린자유대학 헬가르트 크라머 교수는 "우파 극단주의가 옛 동독 지역에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크라머 교수는 "옛 동독 지역은 항상 독일 민족주의의 중심지였으며 베를린 장벽 붕괴 이전에는 (민족주의가) 통일 문제를 지향했으나 지금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있는 독일 내 낙후지역 젊은층에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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