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재 중국대사, 북중관계 해빙에 경제외교 '기지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6 16: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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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중국 기업 협력방안 대담하는 주북한 중국 대사 (서울=연합뉴스)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 대사가 4일 북한 유일의 천연 소다수 생산업체인 강서약수공장을 방문해 중국 수출 확대와 북한-중국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공장 책임자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리 대사는 "강서약수는 북한 사람들이 다 아는 음료수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환영받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과 적극 협력해 대중 수출을 확대하고 양국관계 발전과 경제협력 강화에 주요 역할을 맡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5.8.6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 홈페이지> nkphoto@yna.co.kr

북한주재 중국대사, 북중관계 해빙에 경제외교 '기지개'



(서울=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북중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북중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제외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6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진쥔 중국 대사는 지난 4일 북한 유일의 천연 소다수 생산업체인 강서약수공장을 방문해 중국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대중 수출도 늘려주기를 희망했다.

리 대사는 북한 외무성 관료와 중국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강서약수공장 시설을 둘러보고 "강서약수공장은 북한 공업과 경제발전 수준을 보여준다"면서 "공장의 과학관리 수준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격찬했다.

그는 이어 "강서약수는 북한 사람들이 다 아는 음료수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환영받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과 적극 협력해 대중 수출을 확대하고 양국관계 발전과 경제협력 강화에 주요 역할을 맡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한에서는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천연 소다수가 만성 위염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 천연 소다수를 약수라고 부른다.

리 대사는 또 5일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스테판 파울 조스트 북한 주재 유엔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를 만나 대북 보건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리 대사는 "중국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정치적인 문제와 연관 짓지 않는다"며 "WHO가 임산부와 어린이들의 공중보건과 질병예방에 힘써줘 고마우며 북한의 경제 발전을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조스트 대표는 "WHO가 중국의 지원을 받아 공중보건과 관련한 대북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하고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중관계 악화로 말미암은 북한의 냉대 속에서 펼치는 리 대사의 이런 경제외교활동은 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에 보내는 유화 제스처로 관측된다.

두 나라 관계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남한 선방문 등으로 극도로 악화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말 평양에 부임한 리 대사는 4개월여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는 등 북측으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

전임 류훙차이(劉洪才) 대사가 2010년 3월 초에 부임해 한 달도 채 안 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접견한 뒤 만찬까지 함께 했던 점과 비교하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류 대사는 지난 2012년 7월25일 평양 릉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석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나란히 놀이기구를 타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북한도 이전의 냉랭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최근 얼어붙은 양국 관계의 '혈맹' 복원을 원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에 두 차례 경의를 나타낸 데 이어 하루 뒤인 27일에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전사자 묘지)에 화환을 보냈다.

또 북한과 중국은 김일성 주석의 생가가 있는 만경대 지역에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의 인물상 등이 포함된 밀랍상 전시관을 공동 건립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의 대중국 메시지와 중국 대사의 움직임으로 볼 때 양측이 관계 복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높은 수준이 아닌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9월 3일 중국의 항일 전승기념일 행사 때 북한이 어떤 급의 인사를 보낼 것인가 주목된다"면서 "북한이 대외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정도를 보낸다면 높은 수준의 움직임으로 가는 계기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이 양국 관계 개선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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