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지하철에 구걸금지 광고…'난민 겨냥' 인종차별 논란
'반이민' 내세운 스웨덴민주당이 내걸자 시민들 분노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스웨덴이 (난민들의) 구걸 때문에 엉망이라 죄송합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지하철역 곳곳에 내걸린 구걸금지 촉구 광고가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이민주의를 내세운 스웨덴 3대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지하철역 진입통로 천장에 줄지어 내건 이 광고는 영어로 제작됐으며, 관광객에게 스웨덴 수도가 구걸 행위로 엉망인 상태가 됐다며 사과하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어 현재 스톡홀름에서 이뤄지는 구걸은 강요된 구걸이어서 이익이 국제범죄조직에 돌아가게 돼 있다고 주장한다. 또 스웨덴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야당인 스웨덴민주당이 책임지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약속으로 끝난다.
스톡홀름 지하철공사는 지난 3일 광고를 내건 이후 수백 건의 불만이 접수됐다며, 이 중 98%는 비판적이라고 밝혔다. 일부 광고는 분노한 시민에 의해 찢기기도 했다.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도 1만2천여명의 시민이 스톡홀름 중심가에서 열리는 항의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등록하는 등 분노가 쌓이고있다.
집회 주최 측은 현지언론에 "해당 정당의 관점은 널리 알려졌지만, 사람들은 지하철공사가 이런 광고를 승인했다는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디오진행자 에이미 브람 세이는 "우리는 지하철공사가 우리 사회의 특정집단에 대해 이런 인종차별주의적 의견광고를 허용하는 데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웨덴방송 SVT가 지난 4월 추계한 바로는 현재 스웨덴에서는 4천여명의 유럽연합(EU) 출신 난민이 구걸행위를 하고 있다. 구걸하는 난민의 숫자는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스웨덴 일간 아프톤블라데트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의 절반은 구걸금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구걸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현재 스웨덴에서만 사민당 계열인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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