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해외 M&A 600억달러…엔화 약세 부추겨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및 합병(M&A)이 늘어나고 있어 엔화에 대한 매도 압력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M&A가 늘어나는 것은 일본 기업이 수익 기반을 해외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해외 M&A는 달러화를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엔화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올해들어 일본 기업이 성사시킨 M&A 규모는 이미 600억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이 정도의 M&A는 6개월에 걸쳐 약 3조엔의 매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의 리서치 회사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공표된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344건, 599억 8천300만 달러다. 연간으로 따지면 대형 안건이 잇따른 2012년(1천108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가 된다.
올해 이뤄진 M&A를 보면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지난 23일 영국 유력 경제 일간지를 발행하는 파이낸셜 타임즈 그룹을 8억4천400만 파운드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을 포함해 굵직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이토추 상사는 태국 최대 재벌과 합동으로 중국 중신집단(CITIC) 산하 기업에 103억 달러를 절반씩 출자하기로 했다. 도쿄 해상 홀딩스가 미국 보험 회사를 75억 달러에, 메이지 야스다 생명보험도 미국 중견 생명보험을 49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물론 인수 금액 모두가 엔 매도, 달러 매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화 표시 회사채의 발행이나 외화 대출 등으로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한 관계자는 "보험회사처럼 내수형 기업이 인구 감소에 대응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은 충분한 외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적게 잡아도 필요한 자금의 절반 정도는 엔 매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수 금액의 절반이 필요하다고 해도 약 300억달러가 필요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3조6천억엔 규모의 엔화 매도가 필요한 셈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M&A와 같은 해외 직접 투자는 중장기적인 기업 전략에 따른 것이어서 당장의 엔화 환율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실제로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1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있음에도 대형 M&A에 의해 안정적으로 엔 매도 주문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앞으로도 해외 M&A에 따른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 등으로 일본 시장은 축소되고 있으며, 일본 기업은 해외 수익원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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