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용도로 사용된 결식아동 성금…기부단체 대표의 두 얼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2 15: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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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월급주고 카드대금으로 결제…실적 좋은 직원엔 성과금 지급
△ 전주 완산경찰서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엉뚱한 용도로 사용된 결식아동 성금…기부단체 대표의 두 얼굴

직원 월급주고 카드대금으로 결제…실적 좋은 직원엔 성과금 지급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방학 때 밥을 굶는 결식아동들을 돕겠다며 기부금을 걷은 뒤 이를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기부단체 대표가 경찰에 적발됐다.

전북 전주에 사무실을 둔 A단체는 대표 이모(52)씨를 비롯해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결식아동 지원 기부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계좌당 6만원씩 기부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A단체는 정식으로 기부단체로 등록되지도 않았고, 실질적인 기부활동을 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새마을지도자 등 순박한 시골지역 사람들을 상대로 기부금을 모았고, 이들의 거듭된 호소에 후원자들은 기부금을 내놓았다.

이렇게 걷힌 돈만 5개월 새 1억6천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이씨는 이 돈을 결식아동들을 위해 쓰지 않았다.

자신과 직원 월급으로 지출했는가 하면 기부금을 많이 모아오는 직원에게는 성과금으로 줬다.

이 기부금은 이 외에 이씨가 개인적으로 술집과 식당 등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으로 결제되기도 했다.

이씨가 차려놓은 사무실은 마치 텔레마케터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처럼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결식아동을 위한 기부단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가출 청소년들의 사진을 진열해 놓기도 했다.

이들은 한 번 기부금을 낸 후원자들을 따로 관리하며, 분기별로 다시 전화를 걸어 기부를 종용했다.

이씨는 이 단체 외에도 전주에서 아동실종과 관련된 단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A단체와 달리 정식으로 등록도 돼 있고, 국가보조금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결식아동을 돕겠다며 거둬들인 기부금의 80∼90%는 직원 월급과 성과금, 운영비, 개인용도로 모두 사용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사과정에서 기부 내역을 밝히라는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이씨는 자신이 다니는 종교단체에서 결식아동을 위한 바자회를 진행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 바자회는 자원봉사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순박한 후원자들을 속여 자신들의 배를 불렸다"며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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