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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완산경찰서 전경 (전주=연합뉴스) 전북 전주 완산 경찰서 전경 DB. 2014.4.14 <저작권자 ⓒ 2014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나는 푼돈만 훔친다'…순간 욕심에 꼬리잡힌 좀도둑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적은 금액만 훔쳐 피해자들이 절도 피해를 당한 건지 단순 분실인지 헛갈리게 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숨겨오던 '좀도둑'이 순간 욕심을 억제하지 못했다가 쇠고랑을 차게 됐다.
22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에 사는 배모(32)씨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2년 넘도록 심야 시간에 빈집이나 주인이 잠든 주택 등에 들어가 현금을 훔쳤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배씨는 대부분 무직인 상태로 절도를 통해서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해 생활해왔다.
하지만 배씨는 다른 도둑들과는 조금 다른 수법을 사용해 2년 6개월이 넘도록 자신의 범행을 숨길 수 있었다.
일단 범행 대상으로 삼은 주택에 들어가면 주인이 있든 없든 가방이나 지갑에서 현금만 노려 훔쳤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특이점은 지갑 속에 얼마가 있든 신용카드 등을 제외하고 평균 10만원 정도만 돈을 빼낸 것이다.
가장 적게 훔칠 때는 3만원만 들고 나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도둑을 맞은 것인지 다른 곳에서 돈을 빠뜨렸는지 헷갈렸고, 결국 피해자 31명 중 대부분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범행 시간도 주로 오전 2시에서 늦어도 오전 5시30분까지로 정했고 그 외의 시간은 철저히 절도행각을 벌이지 않았다.
이동 수단 역시 대포차를 이용했고, 범행 대상도 폐쇄회로(CC)TV 등 보안시설이 많은 아파트와 상가를 피해 주택가로 삼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18일 배씨는 여느 때처럼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 황모(55·여)씨의 집에 들어갔다.
배씨는 이날도 황씨의 손가방 2개를 뒤졌다. 하지만 가방에 450만원이나 되는 현금을 발견한 것이 문제였다.
워낙 큰 금액을 손에 쥔 배씨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그대로 들고 나왔고, 결국 황씨의 신고로 대포차 추적을 펼친 경찰에 붙잡혔다.
이전까지 배씨가 훔친 돈은 모두 30차례에 걸쳐 850만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워낙 적은 돈을 훔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대부분 신고를 하지 않아 장기간 범행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22일 배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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