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만난 남북, 12시간 마라톤 협상에도 '평행선'(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7 0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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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회의 1번·수석대표 회의 4번에도 합의 못찾아
△ 1년 만에 열린 개성공단 공동위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앞줄 왼쪽)과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앞줄 오른쪽) 등이 16일 오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1년만에 만난 남북, 12시간 마라톤 협상에도 '평행선'(종합)

전체회의 1번·수석대표 회의 4번에도 합의 못찾아



(개성=연합뉴스) 공동취재단 김호준 이영재 기자 = 남북한은 16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랜만에 한자리에 앉아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이번에 열린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는 6차 회의로, 작년 6월의 5차 회의 이후 1년 1개월 만에 열렸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45분까지 거의 12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개성공단 현안을 논의하는 당국간 채널로 2013년 8월 출범한 남북공동위가 공전하는 동안 남북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회담이 시작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은 편이었다. 양측 대표는 최근 심각한 가뭄 속에 내린 단비를 화두로 삼아 분위기를 띄웠다.

회담 테이블에 도착한 남측 이상민 단장은 "정말 가뭄 속에 단비였는데 메마른 남북관계에도 오늘 회의가 단비가 됐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에 대해 북측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이번 회의가) 우리 모든 겨레에게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훌륭한 좋은 결과를 마련해주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부총국장은 "이야기가 잘 이어지는 것을 보니까 오늘 회의가 비교적 전망이 있지 않겠는가 기대를 가지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개성공단 회담 테이블에서 남측과 북측이 서로 기선 제압을 하듯 날씨를 화두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약 50분 동안 열린 전체회의에서 남측과 북측 대표 각각 5명은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 임금, 3통(통행·통신·통관), 근로 여건 개선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양측은 오후에는 수석대표가 1 대 1로 접촉하는 남북 공동위원장 회의를 4차례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공동위원장 회의는 짧게는 40여분, 길게는 70분 동안 진행됐다.

회담에서 북측은 작년 11월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한 이후 북측 노동자 최저임금을 5.18% 인상한 조치를 '주권 사항'이라고 주장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진은 개성공단 임금체계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북측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회담장 주변에서 만난 한 북측 노동자는 "10년 동안이나 (일)했는데 임금이 이렇다(낮다)"며 "남조선 노동자들은 한 달에 3천 달러씩 받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개성공단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약 140 달러다.

그는 "대체 몇 배 차이냐"며 "그러니까 우리가 문제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은 진심을 표출하는 듯했으나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옮긴 것일 수 있다는 느낌도 줬다.

북측은 이날 남측 대표단의 방문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옮을까봐 바짝 긴장한 듯했다. 이번에 개성공단을 방문한 남측 인원은 협상단과 취재진을 포함해 약 40명에 달한다.

군사분계선(MDL) 지역 북한군 경계병과 북측 출입국사무소(CIQ)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개성공단 노동자도 마스크를 쓴 모습이 눈에 띄었다.

회담장인 종합지원센터의 북측 경비원은 취재진에게 "남측에서 메르스는 어떤 상황이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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