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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79년 이란 대학생들의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때 이란측에 붙잡혀 이송 중인 미국인 인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444일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들, 이란 핵타결에 의견 엇갈려
"어쨌든 대화는 좋은 일" vs."업적 욕심에서 비롯된 가장 멍청한 짓"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해 이란 혁명 때 444일간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 생존자들은 서로 크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당시 신참 외교관으로 수개월간 독방에 갇혀 지내기도 했던 존 림버트는 "우리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지만 서로 견해를 존중키로 했다"고 전제하고 "미국과 이란이 35년만에 서로 좋아하지도 믿지도 않지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란인 부인을 두고 국무부 이란 담당 부차관보까지 지낸 그는 외교관 출신답게 "외교란 무엇인가? 좋아하지도 믿지도 않는 상대와 불완전한 합의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인질 사태 당시 인질들의 건강을 돌보는 역할을 했던 군의관 출신 도널드 호먼은 "내가 본 중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한다"며 "업적을 남기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말하고 "존 케리(국무장관)가 노벨상을 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79년 이란 대학생들의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때 이란측에 붙잡혀 장기간 억류됐던 52명 중 생존자 38명은 현재 미 의회의 입법을 통해 배상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테러리즘 피해자와 달리 이들은 1981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이뤄진 미국과 이란간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한 '알제 협약'에 따라 이란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당적으로 미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이란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회사와 개인들로부터 거둔 벌금 등으로 인질 1인당 300만 달러를 지급하도록 했다. 이는 다른 많은 테러 피해자들이 법정 소송을 통해 받은 수천만 달러에 비해 적은 액수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말했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이란과 미국이 과거 인질들이 겪은 고초에 관한 협상을 갖게 될지 주목되고 있으나, 림버트는 "인질 피해 배상은 우리와 이란간 양자 사이의 문제인데 핵협상은 양자가 아닌 다자 협상이었으므로 그 협상 테이블에 우리 문제가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핵협상 타결로 "미국과 이란 양측이 갖고 있는 다른 문제들에 관해서도 서로 대화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희망을 갖기도 했다.
반면 이란이 배상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호먼은 돈 문제보다 자신을 화나게 하는 것은 "이란 관리들이 과거 저지른 짓에도 불구하고 무사하다는 사실"이라면서 "그때문에 내 건강이 이렇게 됐는데"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레이건 대통령 정부를 포함해 이란에 맞서는 정부를 가져본 적이 없다"며 "이제 (이란으로 인해) 중동이 폭발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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