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유럽MD 논쟁 이란 핵협상 타결 뒤 재점화
러 "이란 위협 명분 MD 폐기돼야"…미 "MD 필요성 사라진 것 아냐"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미국과 러시아 관계의 최대 갈등 요소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 계획이 또다시 논란거리로 대두하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이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미국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것이 MD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보호하는 데 충실할 것이라며 유럽 MD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 등 '불량국가'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 MD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이 자국 핵전력의 상대적 약화를 노린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유럽 MD 문제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미-러 양국 관계의 최대 분쟁거리였다.
그러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자 러시아가 다시 미국의 유럽 MD 계획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란 핵협상 뒤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로 미국이 추진 중인 유럽 MD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사라졌다며 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를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체코 프라하에서 연설하면서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면 유럽 MD 시스템 구축 과제도 사라질 것이라고 할 발언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오늘 미국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상기시켰으며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계없이 유럽 MD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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