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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채무상환 문제를 협의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오른쪽) |
<그리스 위기> 전문가들 공식문서에 '그렉시트' 등장 주목
유로그룹 작성 합의문에…현실화때 그리스·유로존 '공멸'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그리스의 채무상환 지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의미하는 '그렉시트'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2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작성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에 상정한 합의문에는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그리스가 한시적으로 '그렉시트' 협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합의문 내용은 유로존 정상회의나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유럽과 그리스의 강경파들로부터나 나올 수 있었던 그렉시트가 공식 협상 문서에 거론된 데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한시적'이라는 단서가 들어갔지만 결국 이탈은 이탈이고, 그 결과 강경파의 목소리를 키우고 결국 협상을 난항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특히 독일에서 최소 5년간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이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에 '한시적 그렉시트'를 언급한 공식 문서가 나왔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1996년부터 2002년 사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로 일한 칼 웰런 아일랜드 더블린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독일이 충족하지 못할 조건을 내걸고 그리스를 쫓아내려 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같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차라리 그리스가 자체 통화를 쓰도록 하면 경제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그렉시트가 그리스와 유로존을 공멸의 길로 이끌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니 바하르 연구원은 "그리스의 수출 품목은 포르투갈보다도 적고,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경제 내부의 잠재력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 아시아 국가들보다 낮다"며 그렉시트가 오히려 그리스에서 초고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만을 야기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도록 한다면 상처가 치유되겠지만,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쫓아내려는 계획을 마련한다면 그로 인한 상처는 매우 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역시 최근 기고문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했다 해서 유로화 표시 부채가 사라지지는 않고 그리스뿐 아니라 유로존 전체에 초고도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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