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독일·핀란드·슬로바키아, 강경론 앞장(종합)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김경윤 기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든 것은 독일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들이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엄격한 태도를 고수하는 가운데 핀란드와 슬로바키아도 그리스에 조건 없는 지원은 안 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 정부는 단순히 '개혁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또 또 9시간 동안 이어진 회의 도중 "날 바보 취급하지 마라"며 격분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독일 재무부는 그리스 사태를 놓고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적어도 5년간 탈퇴시키는 '한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해법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와 슬로바키아도 독일의 편에 서서 그리스에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우리가 지금 그리스에 대해 어떤 종류로든 추가지원을 허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반 정도는 우리랑 같은 생각이며 몇몇은 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핀란드 의회는 앞서 그리스에 대한 어떤 추가 구제금융 방안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핀란드 공영방송 Yle를 인용해 보도했다.
핀란드의 제2당인 핀란드인당이 그리스 추가 지원안을 지지하면 현 내각을 실각시키겠다고 압박했으며, 이에 따라 의원 25명으로 구성된 대의원회가 논의 끝에 그렉시트를 지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재무장관도 "그리스의 경제는 심연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카지미르 장관은 또 그리스가 9일 내놓은 개혁안에 대해서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유로존에서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에 속하는 슬로바키아의 경우 자신보다 비교적 부유한 그리스를 지원하는 데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깔려 있다고 유럽 언론은 분석했다.
이외에도 벨기에와 슬로베니아가 그리스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스페인, 이탈리아, 몰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부채 문제로 곤란을 겪었던 국가들은 그리스에 유화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12일 유로존 정상회의를 통해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 자금 지원 여부 등이 확정되더라도 독일과 핀란드를 비롯해 프랑스,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등 일부 회원국은 자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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