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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아테네 인근 피레우스항의 건물 벽에 그려진 '사모드라케의 날개달린 승리 여신상' 그림 옆으로 스쿠터 한 대가 지나는 모습. (AP=연합뉴스DB) |
<그리스 위기> "이와중에 난민까지 하루 1천명"…지원 엄두못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그리스가 재정 위기로 국가부도 상황에 내몰리면서 난민들에게도 더는 '희망의 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전쟁을 피해온 난민은 희망에 가득 차서 그리스에 도착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리스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얼마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벽 6시 아테네 인근의 피레우스 항에는 난민 수백명이 페리에서 내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으로 이뤄진 난민뿐만 아니라 침낭과 배낭만 들고 온 가족들 사이에서도 안도감이 흘러넘친다.
시리아에서 가족들을 이끌고 그리스에 왔다는 히샴 모히 알 딘(37)은 AFP통신에 그리스에 도착해서 기쁘다며 "전쟁에서 멀리 떨어져 새로운 삶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아들 하나를 데리고 왔다는 다하 알와킬은 "우리는 터키에서 배를 타고 왔다"며 "이제야 나는 자유롭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처럼 그리스를 찾는 난민은 하루 평균 1천명에 달한다.
하지만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밀려드는 난민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낸시 레티니오티는 "그리스에는 난민을 위한 주거 시설이 1천 곳에 불과하다"며 "이전에는 난민지위를 얻으면 취업허가가 나왔지만 그마저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그리스 의사들이 불법적으로 난민 치료에 돈을 받고 있다고 레티니오티는 덧붙였다.
난민선 전복도 그리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지난 7일 터키에서 출발해 그리스로 향하던 난민선이 전복돼 5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됐다. 11일에도 그리스 서부 자킨토스 섬 인근에서 난민 117명이 구조됐다.
수만명에 달하는 난민 유입 문제로 그리스 당국이 허덕이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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