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밤늦도록 아이들 출입시켜"…PC방 기물파손 '어긋난 모정'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아들아, 엄마가 큰 실수를 했구나. 그것도 네가 보는 앞에서. 네 행동을 고쳐주려고 한 행동이었지만 결국엔 범죄자란 낙인까지 찍히고 말았어.
너는 항상 자랑스러운 큰아들이었지. 밥을 먹지 않아도 항상 든든하고 믿음직했단다. 보물 1호는 바로 너란다.
하지만 넌 청소년기에 들어선 어느 순간부터 게임에 빠지면서 성적이 뚝뚝 떨어졌지. 그렇게 말려도 PC방에 출입하는 횟수가 잦아졌어. 걱정이 앞섰지만 10대 시절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PC방에 살다시피 하는 너를 보며 걱정은 태산같이 커졌지.
지난해 11월 25일 밤 알음알음 물어 네가 자주 간다는 전북 전주시의 한 PC방에서 게임에 열중하는 너를 보고 이 엄마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단다.
네가 PC방에 간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 시간까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도록 방조한 PC방 주인이 지독히 미웠고 그 처사를 이해하지 못했거든.
나는 "이런 곳에서 게임을 하느냐"며 고함을 지르고 30분간 소란을 피웠지. 소란 때문에 게임을 즐기던 손님 11명이 요금을 내지 않고 PC방을 떠났어.
화가 풀리지 않아 컴퓨터 모니터를 뒤엎었고 자판기와 본체 등도 부쉈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거든.
결국 이 엄마는 잘못된 선택으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단다. 화를 참지 못한 죄로 재판에 넘겨진 거지.
전주지방법원은 최근 엄마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어. "피고인이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뉘우치는 모습을 보인 점, 아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하더라.
아들아,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엄마가 너를 정말 사랑하는데 그 마음이 잘못 표출된 것 같구나. 하지만 이젠 게임 좀 줄이면 안 되겠니?
널 항상 응원하는 엄마 A(4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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