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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 키우는 '처녀어머니' 대대적으로 띄우는 북한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고아 7명을 거둬 키우는 스무살 미혼 여성 장정화의 미담에 '처녀어머니'라는 이름을 붙여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사회와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하면서 체제 결속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3일부터 반복 방영 중인 장정화를 주제로 한 '소개편집물' 영상의 한 장면. 2015.7.2 nkphoto@yna.co.kr |
북한, 고아 키우는 '처녀 어머니' 띄우기…"조국 위한 헌신"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북한이 고아 7명을 거둬 키우는 스무살 미혼 여성을 '처녀어머니'라 부르며 대대적으로 미담을 선전하고 있다.
이는 '조국과 사회를 위한 헌신'을 강조해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연합뉴스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처녀어머니 장정화'의 미담을 부각하며 주민들이 따라배워야 할 모범 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남포시 천리마구역 사회급양관리소 노동자 장정화는 올해 나이 스물로,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부모 잃은 아이 7명을 거두어 키우고 있다.
그는 2년 전 18살 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강철직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부부의 자녀 3명을 맡아 키우기 시작했고, 한달 뒤에는 또 다른 4명의 고아도 집으로 데려왔다.
북한 당국은 이런 사연을 가진 장정화를 지난 5월 '제2차 청년미풍선구자대회' 참가자로 선정하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발표해 '김정일청년영예상'도 수여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안아주고 싶다"고 장정화를 크게 치하하며 그를 포함한 청년미풍선구자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감사문'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장정화의 일화를 '조국과 인민을 위한 헌신', '백두산 절세 위인들의 후대 사랑, 미래 사랑의 숭고한 뜻을 심장 깊이 새긴 것', '사회주의 조국을 위한 미덕'이라고 떠들썩하게 치켜세우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5월30일자 신문의 3면 전체를 '노동당의 딸, 강선 땅의 처녀어머니'라는 제목의 미담 기사로 채우는가 하면, 지난달 30일자에서는 장정화에 대한 반향을 '처녀어머니 후기'라며 대문짝만하게 다뤘다.
조선중앙TV도 지난달 13일부터 장정화를 주제로 '소개편집물' 영상을 만들어 반복 방영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처녀어머니' 미담을 대대적으로 띄우는 것은 '집단과 사회를 위한 희생'을 강조함으로써 체제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고아와 어린이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관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 발표 이후 첫 방문지로 고아원을 택하는 등 고아를 비롯한 어린이들의 복지에 신경을 써왔다.
그런 면에서 장정화는 최고지도자의 관심사를 가장 잘 받드는 주민인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북한 주민들의 일반적인 생활양식이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흐트러지고 있는 만큼 집단주의를 강조해 그런 것들을 다잡고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속내가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또 일반 주민을 영웅화하고 고아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정은 정권의 '애민 정신', '주민 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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