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한인 성악가 소재의 다큐 현지 극장서 개봉
현지 감독이 정안나 씨 일상 담은 '한국 노래' 제작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소프라노 정안나(48) 씨를 소재로 아르헨티나 한인들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한국 노래'(Una Cancion Coreana)가 25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산마르틴 문화센터 극장에서 개봉했다.
오는 28일까지 상영하는 이 영화는 정안나 씨와 가족, 교회, 정 씨가 운영하는 상점, 식당을 중심으로 정 씨의 일상을 그렸다. 영화에 앞서 무대로 선보인 연극 '한국 노래'의 주요 장면도 편집해 담았다.
'한국 노래'는 아르헨티나 시문화예술과학진흥원이 뽑은 우수 영화, 지난해 4월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우수 영화로 각각 선정됐으며 이번에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된 것이다.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인 구스타보 다리오와 퓨전 예술가인 자엘 투흐스나이데르가 공동 감독을 맡았다.
투흐스나이데르 감독은 지난 2008년 정 씨와 그의 남편 오동희(51) 비즈드래곤 대표를 만나 한인사회를 경험하고 이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였다. 그 뒤 다리오 감독과 함께 지난 2012년 4월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투흐스나이데르 감독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로 만든 뒤 이를 '한국 노래'라는 제목의 복합공연으로 꾸며 2012년 6월부터 무대에 올렸고, 이 공연 실황을 다시 카메라에 담아 작품을 완성했다.
아르헨티나 여성지 '소피아'는 정 씨를 '바호 플로레스(Bajo Flores)의 별'이라고 소개하면서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바호 플로레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 타운이 자리 잡은 지역으로, 이곳에 그가 운영하는 식당 '한국 노래'가 있다.
정 씨는 15세 때인 1982년 부친을 따라 아르헨티나에 이민했다. 판사가 되고자 법대에 진학했지만, 언어와 인종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꿈을 포기했다. 22세 때 3살 위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교회에서 성가대원으로 활약한 그의 음악성을 알아본 남편이 음악대학으로 이끌어줬고, 30세의 늦깎이로 아르헨티나 국립음악원 성악과 학생이 됐다. 피아노 4년, 성악 5년을 공부하고 40세에 '아르헨티나 한인 1호 성악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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