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문제, 유로 단일체제 구조적 결함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유동성 위기에 처한 그리스 문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일체제를 유지한 유로화의 구조적 결점을 드러낼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199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단일통화인 유로를 출범시키는데 합의했으며 현재 '유로존'에는 19개국이 가입해 있다.
유로존은 그리스의 부채 위기가 발생한 2010년까지는 단일통화 체제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유로존 균열에 대한 우려는 그리스 위기가 불거지면서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가 심해졌던 2011년에 시중에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사람이 술집에서 술을 마셨을 때 정작 술값 계산은 이들 세 사람이 아닌 독일인이 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았다.
유럽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당시 위기에 처한 남유럽 국가들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벌이는 구제금융 협상은 양측의 입장 차이로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FT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감이 장기적으로 유럽을 흔들 재료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 외환 담당자는 "(그리스 문제에) 시장은 단기적인 충격 이후 일상으로 돌아갈 결심을 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로화가 순수한 의미에서 통화 결합체의 수단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렉시트 우려감은 다른 유럽국가로도 번져갔다.
지난달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는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이 참여한 좌파 연합이 주요 도시 의회를 장악했다. 좌파 연합은 2011년 스페인 정부의 긴축 조치에 항의한 '분노하라' 시위를 이끈 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세력이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에서 좌파 세력이 위세를 떨치면서 단일통화로서의 유로 체제도 위협을 받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경제전문가는 "최근 위기는 단순히 그리스 통화가 유로에서 드라크마로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만 내포하고 있지 않다"며 "통화 단위 교체에 대한 근본적인 걱정은 유럽 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있는 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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