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았다'…김두만 전 공군총장 FA-50 조종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4 1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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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최초 100회 출격 주인공…"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아"
△ '출격 준비 끝' (원주=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23일 최초 국산 전투기 FA-50에 탑승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15.6.24 byh@yna.co.kr

'노병은 죽지 않았다'…김두만 전 공군총장 FA-50 조종

공군 최초 100회 출격 주인공…"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공군 사상 처음으로 100회 출격의 기록을 세운 김두만(88) 전 공군참모총장이 반세기 만에 전투기 조종간을 다시 잡았다.

김 전 총장은 6·25전쟁 65주년을 앞둔 지난 23일 원주 제8전투비행단에서 최초 국산 전투기인 FA-50에 탑승해 후배 조종사와 함께 조국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고 공군이 24일 밝혔다.

대한민국 공군 창설의 주역이기도 한 김 전 총장은 6·25전쟁에서 용전분투하며 조국 영공을 수호했고,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로 그의 인생 마지막 비행을 했다.

그는 고령임에도 지난 5월 12일 충북 청주의 항공우주의료원에서 전투기 탑승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간정위(공간 파악 기능) 상실 훈련, 가속도 내성훈련(G-테스트) 등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마쳤다.

전투기 탑승을 위해 제8전투비행단 103전투비행대대를 방문해 비행임무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달렸다"며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정예 조종사가 되도록 부단한 자기계발과 발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후배 조종사들에게 당부했다.

비행 장구를 착용하고 전투기 앞에 선 김 전 총장은 6·25 전쟁기간 매일 밤낮으로 출격했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풍전등화에 놓여 있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적의 대공포화망을 뚫으며 목숨 걸고 공격했다"면서 "오직 조국 수호라는 목표 하나로 사력을 다해 적과 싸웠다"고 말했다.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기지로 복귀한 김 전 총장은 "당시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현대화된 비행단 시설과 최첨단 고성능 전투기로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는 후배 조종사의 모습에 자랑스럽고 든든할 따름"이라며 "언젠가 통일의 순간이 왔을 때 공군이 최선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비행 소감을 전했다.

김 전 총장과 함께 탄 FA-50 전투기 조종사 한성우(37·공사 51기) 소령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국 영웅을 모시고 비행하게 되어 공군 조종사로서 큰 영광이었다"면서 "김두만 전 총장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온 힘을 다해 영공을 수호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 전 총장은 6·25전쟁 발발 직후부터 임진강 철교 폭파 작전, 한국 공군 단독출격작전, 근접 항공지원작전, 서부전선 후방보급로 차단작전 등 수많은 항공작전에 투입돼 우리 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웠다.

그는 F-51D(무스탕)로 100회 출격을 마치고 "제일 침착할 때가 출격입니다. 벌써 조종복을 입고 조종석에 앉으면 그때부터는 무념무상입니다. 오직 자기가 할 일은 그것뿐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전쟁 발발 사흘째인 6월 27일, 육군으로부터 임진강 철교를 차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공군은 김 전 총장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당시 공군을 이끌던 이근석 대령 등 베테랑 조종사들은 미 공군의 F-51 인수를 위해 일본에 있었다.

비행기(건국기)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채 지상에서 비행 교육을 막 마친 김 전총장(당시 중위)은 정비사와 함께 폭탄 10개를 장착하고 출격했다.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다음 항공기 아래를 살펴보니 바닥이 온통 파편에 뚫려 있었다고 한다.

한편, 1949년 10월 1일 1천600여명의 병력과 20대의 연락기로 출범한 공군은 전투기 1대 없이 6·25전쟁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내며 싸워야 했다.

그러나 65년이 지난 현재 공군은 최강 전투력을 자랑하는 F-15K 전투기와 '날아다니는 전투지휘소'로 불리는 E-737 항공통제기를 비롯한 정밀유도무기인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운용하는 최초 국산 전투기 FA-50 등 약 75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인 F-35A와 공중급유기 도입,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등을 통해 확고한 대북 억제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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