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에 미국, 러시아에 영향력 빼앗길 우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2 1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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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에 미국, 러시아에 영향력 빼앗길 우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그리스에 대한 영향력을 러시아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FT는 그리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가끔 경고의 목소리를 냈을 뿐 물러나 있었다며 그리스 위기가 깊어질수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그리스에 대한 정책적 실패와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러 제재에 유럽 국가가 보조를 맞추기를 추진하는 동안, 그리스 사태는 러시아가 미국의 우방인 유럽 국가 사이에 발생한 분열을 비집고 들어갈 틈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시배스천 말라비는 "이런 상황이 러시아에 지정학적으로 얼마나 유리한지는 쉽게 알 수 있다"며 "나토의 회원국이면서도 졸지에 유럽의 골칫거리가 돼서 러시아에 기대는 그리스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냉전시대 옛소련 공산주의 국가에 맞서는 '전선국가'로 여겨져왔다. 1981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서구식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고, 20년 후에는 유로에 가입해 이를 공고히 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개월간 오바마 행정부는 독일과 다른 EU 국가들에 그리스 해법을 찾을 것을 조용히 독려해왔다.

하지만 최근 구제금융 협상이 최고조에 달한 와중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은 그리스 정부의 러시아와의 정치적 유대를 보여줬다고 FT는 지적했다.





치프라스 총리의 푸틴 면담은 러시아가 그리스에 상당한 금융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미국 분석가들은 다만 이런 전망은 대단치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토머스 라이트는 "러시아는 그만한 돈이 없으며, 큰 수출시장도 아니어서그리스에 위기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경제적 대안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유럽에 대한 그리스 정부의 적대감이 깊어지고, 이는 러시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동안 러시아는 EU 각국의 제재를 약화하려는 노력을 해왔고, 에너지 외교 등을 통해 헝가리와 남동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친러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써왔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EU가 대러 제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리스 디폴트 상황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우리는 유럽이 여전히 러시아에 반대하는데 단합해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직 관료 출신인 뉴아메리칸 센터의 줄리언 스미스는 "미국은 그렉시트와 브렉시트 상황을 동시에 우려한다"며 "유럽이 더 큰 지도력을 보여주기를 원할 때 분열이 올 수 있으며, 유럽 지도자들이 '제코가 석자'(naval-gazing)식으로만 생각하는 시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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