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자녀 9명과 시리아행' 충격서 못 헤어나는 영국(종합)
캐머런 총리 성명…"이슬람사회가 묵인한 것" 비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세 자매가 남편들 몰래 아홉 자녀를 데리고 시리아로 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영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파리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건 이후 촉발된 '지하디스트'(이슬람성전주의자) 우려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영국 정보당국은 지금까지 약 700명이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나 이라크를 방문했고 이중 절반 가량이 돌아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영국 국적자가 IS에 가담하려고 시리아로 간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지만 이번처럼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집단으로 행동한 것은 처음이다.
웨스트요크셔 브래드포드 지역에 살던 수그라 다우드(34) 등 세 자매는 3∼15세의 자녀 9명을 데리고 지난달 28일 사우디 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떠난 뒤 귀국 예정일인 지난 11일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은 세 자매 중 한 명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했다면서 이들이 지금 시리아에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BBC는 19일(현지시간) IS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가족이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시리아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들 자매의 남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들이 시리아로 가서 IS에 합류하려고 하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 자매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믿는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족의 일원이다. 파키스탄 출신의 부모를 둔 이들 자매와 형제들은 모두 영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영국 내 이슬람교도 중에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들이 많다.
영국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IS와 같은 영국 내 이슬람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슬람교도 가족과 지도자들을 향해 청년들을 유혹하는 IS와 싸우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머런 총리는 미리 공개된 성명에서 "이슬람교도들은 가족이나 친척이 시리아나 이라크의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했을 때 경찰이나 보안당국만 탓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을 옹호하지는 않더라도 교리가 법에 우선하고 칼리프 왕국이 국가를 능가한다는 이런 의견 중 일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말에 힘을 실어주고, 우리도 한편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런 사회적 묵인이 청년들이 온라인에서 설교를 듣고 이스탄불행 비행기표를 예약해 IS에 합류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도 충격적인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어떤 단체가 됐든 거기에 합류하려고 영국에 있는 가족들을 버리고 아이들을 전쟁터로 데리고 간 자매들의 행동을 지지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IS의 왜곡된 이념을 깨뜨리기 위해 진정한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이슬람사회의 적극적인 반(反) IS를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사법 및 정보기관들에 대한 감청 수단들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각급 학교들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는지 학생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들 자매 역시 남동생이 2년 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우기 위해 시리아로 갔던 까닭에 정보당국의 관찰 대상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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