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외동포문학상 응모작 수준 "등단해도 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9 1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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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신달자·오정희·복거일·김형경 등 심사위원 평가
△ 19일 서울 을지로 센터원빌딩 지하 식당 '고상'에서 열린 '재외동포문학상 심사회의'에 참석한 심사위원 작가들.앞줄 우측에서 좌측 시계방향으로 복거일, 오정희, 신달자, 신경림, 조정권, 구효서, 이경자, 박상후, 서하진, 김형경, 최인석

올해 재외동포문학상 응모작 수준 "등단해도 돼"

신경림·신달자·오정희·복거일·김형경 등 심사위원 평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올해로 재외동포문학상이 17회째를 맞았다. 문학상이 회를 거듭하면서 드는 궁금증 하나. 과연 응모작의 수준은 어떨까?

그 해답을 알려줄 17회 재외동포문학상 심사가 19일 서울 중구 센터원빌딩에 있는 한식당 '고상'에서 열렸다. 심사위원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한국의 대표 작가들이다. 시는 신경림·신달자, 수필 오정희, 소설은 복거일·김형경 씨가 각각 맡았다.

이들의 평가가 곧 올해 작품의 수준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응모작에서 모국어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도 있어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바로 등단을 해도 될 정도"라며 합격점을 줬다.

신경림·신달자·복거일 씨는 지난해에 이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응모작의 수준을 비교할 수 있다.

신경림 시인은 "본선에 오른 작품은 전반적으로 고른 작품성을 돋보였으며, 한국적 정서에 대한 표현은 오히려 동포 작품이 더 나은 것도 있다"고 칭찬했다.

신달자 시인도 "작품을 읽다 보면 모국어에 대한 갈망을 느낄 수 있다. 우리말을 잊지 않고 갈고 닦는 기술이 훌륭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작품의 경향도 초창기 '이민'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인생 자체를 노래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다. 이는 독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에 충분하다는 뜻이다.

오정희 작가는 "올해 응모작은 낯선 곳에서 사는 차별과 서러움 등 이민자의 생활을 소재로 써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난 것이 특징"이라며 "소재가 다양해지고 삶 전체를 드러낸 작품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복거일·김형경·구효서 작가의 심사평은 글쓰기의 기본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글쓰기는 그 자체가 보답입니다. 은퇴 후에도 시작할 수 있고 문학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그러니 두려움을 갖지 마십시오. 붓글씨 작품에서 덧칠한 것은 전문가가 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 좋은 글이나 미사여구를 인용하는 것보다 정직하게 쓰는 게 중요합니다." (복거일)

"초심자들은 자신의 체험을 글로 녹여내는데만 집중해요. 그러나 그것보다는 그 경험이 갖는 의미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습작을 할 때 자주 써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좋은 작품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고전이 좋은 이유는 어휘가 풍부하고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김형경)

"시의성을 포함한 작품이 독자에게 잘 읽힙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라서죠. 아울러 쓰고 싶은 이야기를 다 글로 옮기면 지루해집니다. 표현하려는 욕심을 누르고 절제된 언어의 구사가 필요합니다." (구효서)

재외동포문학상은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이 시, 단편소설, 수필, 청소년 부문에 걸쳐 매년 공모하고 시상한다.

올해 대상은 시 부문에 노르웨이동포 전승호 씨의 '바다', 수필 부문에 프랑스 동포 원진숙 씨의 '친구의 나라', 소설 부문에 프랑스 동포 김소희 씨의 '동행'이 각각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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