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은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타결 전망이 어두워졌으나 채권 등의 시장에서는 아직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 때문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오히려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현재 2017년 만기 그리스 국채 가격은 원금의 약 63% 수준이다.
이 정도 가격 수준은 국채 투자자들이 일부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전망이 완전히 시장에 반영될 경우 국채 값은 절반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필립 브라운 국채시장 책임자는 "어림잡아 말하자면, 시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디폴트에 따른) 채무 조정을 예상할 경우 만기가 가까운 국채 값은 50% 밑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그리스 국채 가격은 "그리스가 만기가 가까운 국채를 상환하는 길을 찾으리라는 일정한 신뢰를 시장이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개브리엘 스턴도 그리스 장기채 가격을 보면 시장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국채 보유자들이 서둘러 매도하려는 움직임 또한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한 그리스 국채 보유자는 100만 유로(약 12억6천만원) 규모의 국채를 팔라는 제안을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거절했다고 FT는 전했다.
게다가 그리스가 '트로이카' 등 국제기구 채권단에 대해서는 디폴트를 내도 민간 채권단에 대한 디폴트는 피할 가능성도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의 18%만을 민간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국채의 대부분은 향후 수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지 않아 디폴트 시 채무 탕감 대상에서도 후순위로 밀린다.
하지만 일단 그리스 국채 매도세가 나타나면 시장 흐름이 신속히 바뀌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고 FT는 지적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