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 호응한 몰도바 총리 검찰 수사 받고 자진사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낀 소국 몰도바의 키릴 가부리치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자진 사임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친서방 연립 내각을 이끌어온 가부리치 총리(38)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내 학력과 관련한 문제가 정치 게임의 도구가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몰도바 수사당국은 그동안 가부리치 총리의 대학 졸업장 위조 논란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가부리치는 "어제 본인의 졸업장 위조와 관련된 조사로 검찰에 소환당했다. 이것은 내가 여러 고위 공무원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데 뒤이은 것이다"며 자신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가부리치는 지난 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의회 의장 앞으로 보내는 공개 서한을 올려 몰도바 내 3개 은행에서 10억 달러가 사라진 사건과 관련 검찰총장과 중앙은행 총재 등이 1개월 내에 사퇴하지 않으면 자신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몰도바에선 지난달부터 야권이 이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다. 시위대는 집권 친서방 연립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정당 지도자들이 국가 예산의 25%에 맞먹는 10억 달러를 3개 은행에서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주요 정부 인사들과 사법기관 수장들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가부리치 총리가 이같은 야권의 요구에 호응해 검찰총장 등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자 반대 진영에선 그의 졸업장 위조 논란을 부각시켜왔다.
이동 통신 회사 사장 출신의 가부리치는 지난 2월부터 총리를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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