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펀드시장, '아베노믹스 순풍' 타고 자산 100조엔 돌파
GPIF 투자책임자 "아베노믹스 성공 가능성 상당히 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일본 증시의 호조와 정부의 자본시장 투자 확대 정책에 힘입어 일본의 뮤추얼 펀드 자산 규모가 사상 최초로 100조 엔(약 900조원)을 넘어섰다.
일본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일본 내 공모펀드의 자산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102조엔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집권한 2012년 말보다 약 60% 증가한 것이다.
자산 규모 증가분 중 24조 엔은 자금 순유입, 14조 엔은 주가 상승 등에 따른 자산 가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누이 후미오 투자신탁협회 부회장은 펀드 성장의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자금 유입이 펀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됐다며 "돈이 예·적금에서 (투자 쪽으로) 갈아타는 추세가 기저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디플레이션 심리 등의 영향으로 현금 또는 은행계좌에 잠들어 있는 가계자산이 여전히 890조 엔(약 8천7조원)에 이른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연금적립금관리운용)의 미즈노 히로미치(水野弘道)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와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고 일본이 디플레이션 시대를 끝낼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즈노 CIO는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들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정도를 살펴보면 그들에게도 일본 증시가 매우 매력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10월 GPIF는 국채 투자 비중을 기존 60%에서 35%로 줄이고 국내외 주식 비중을 각각 25%, 25%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투자 방침 변화가 아베 정권의 압력 때문이라는 비판에 대해 미즈노 CIO는 "내가 아는 한 나나 어느 투자위원도 주식 비중을 늘리라는 압력을 아베 정부에서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GPIF는 사회책임투자(SRI)·환경·기업 지배구조 관련 투자 기준 수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또한 각종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적(패시브) 투자 비중이 너무 커서 효율적인 자본 흐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적극적으로 선별하는 능동적(액티브) 투자 비중을 키우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GPIF의 운용자산은 작년 말 현재 137조 엔(약 1천227조원)에 이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