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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자부장관 "메르스 격리 마을 농산물 안전해요" (순창=연합뉴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9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해 마을이 통째로 격리된 전북 순창군을 찾아 블루베리와 오디 등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맛보고 있다. 정 장관은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지역 농산물이 외면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시식행사를 마련했다. 2015.6.9 <<순창군>> doin100@yna.co.kr |
통째 격리 1주일 순창 마을…"힘들지만 국민 관심에 희망"
회관 가득한 각계 구호품…"농산물 수확.판매에도 관심 가져주길"
(순창=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일주일 동안이나 마을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붙들려 있으니 감옥이 따로 없지요. 그래도 모든 국민이 따뜻한 관심을 보여줘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해 마을이 통째로 격리된 전북 순창군 장덕마을 A씨는 11일로 통제 일주일째를 맞는 주민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A씨가 전하는 주민의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애를 태우는 것은 농산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고 수확한 농산물마저 팔지 못하는 것이다.
A씨는 "수확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오디는 절반 가까이나 따지 못해 버리게 됐고, 수확한 것도 주문이 끊기면서 처리할 방법이 마땅찮은 상태"라며 "봄철 내내 땀 흘려 일한 농부의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더욱 심각하다.
이 마을에서 시내의 건설현장이나 식당에서 날품팔이해 생계를 잇는 주민은 20명 남짓이다.
하지만 일주일동안 한 푼도 벌지 못해 생활비가 동난 상태다.
마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 주민은 "며칠 내에 서울에 가서 몇천만원이 걸린 중요한 계약을 해야 하는데 나가질 못하게 하니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방역 실패로 애꿎은 우리가 날벼락을 맞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나 각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몰려들면서 주민은 자긍심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순창군청 직원들은 연일 장덕마을을 찾아 농산물 수확을 돕고 있고, 전북도청은 이 마을의 오디와 복분자, 매실 6t을 사주기로 했다.
전북도와 순창군은 긴급 생계비도 최대한 서둘러 지급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와 적십자사 등 곳곳에서 보내온 구호물품은 마을 회관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정부와 주요 언론에서 "모범적 예방 사례"로 장덕마을을 추어올리는 것도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주민 B씨는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갇혀 있는 만큼 잘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을 주민 모두가 하고 있다"며 "격리 기간이 해제돼 자유롭게 생활하는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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