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치 "글로벌 문제 해결서 협력 필요" 화답…푸틴 교황도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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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밀라노 엑스포의 러시아 전시관을 둘러보다 이슬람식 전통 모자를 쓴 채 웃고 있다. |
푸틴 "伊는 중요한 파트너"…외교적 고립 속 연대감 강조(종합)
서방 잇단 제재 강화 움직임에 고립 탈피 노력 일환 평가
렌치 "글로벌 문제 해결서 협력 필요" 화답…푸틴 교황도 예방
(제네바·모스크바=연합뉴스) 류현성 유철종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 강화를 경고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G7 회원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방문해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주요한 파트너'라며 양국 간 연대 강화를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밀라노 엑스포의 '러시아의 날' 개막식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러시아와 이탈리아 양국의 문화·경제·정치적 관계가 500년 이상됐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탈리아 방송인 Rai뉴스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양국 모두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해왔고 실제 이탈리아가 2015년 엑스포 개최를 희망했을 때 러시아는 가장 먼저 이를 지지한 국가 중의 하나"라며 "엑스포 행사장에도 가장 먼저 4천㎡가 넘는 러시아 전용관을 건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량 문제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밀라노 엑스포의 성격에 맞춰 "러시아는 지난해 식량 1억 500만 톤을 수확하는 대풍년이었다"면서 "전 세계 식량안보를 위해 3천만 톤 이상을 수출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이탈리아와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강조하며 양국 간 협력 강화를 주문한 것은 유럽연합(EU)에 이어 G7도 대 러시아 경제 제재 강화를 시사하는 가운데 자국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과의 갈등 와중에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이탈리아와 비교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엑스포 행사에 함께 참석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도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러시아와 서방 간에) 일정한 이견이 있지만 테러 위협처럼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현안이 더 많다"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러시아와 이탈리아는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한편"이라며 양국 간 유대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렌치 총리는 엑스포 행사장을 함께 둘러본 뒤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대러 제재와 양자 관계 등을 논의했다.
렌치 총리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지난 2월의) 민스크 평화협정은 나침반과 같다"면서 "그 이행만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유감스럽게도 민스크 협정이 전적으로가 아니라 부분적으로 지켜지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민스크 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서방의 대러 제재와 관련 "오늘 회담에선 제재 해제나 축소 문제보다 제재가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프라 분야에서 러시아와 이탈리아 간 합작 사업이 추진됐지만 제재로 중단됐다면서 이를 부활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재의 여파로 지난해 양국 교역이 10%, 올해 1분기에는 25%나 줄어든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주요8개국(G8)의 멤버였을 때는 대안적 시각을 제시했지만 이제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시각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 러시아와 G7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러시아는 G7의 개별 국가들과 양자 관계를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탈리아와의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를 거듭 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엑스포 방문과 렌치 총리와의 회담을 마치고 로마로 내려가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면담한 다음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이어 오랜 친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도 회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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