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 "채권단과 6월 말까지 합의 목표로 협상"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8일(현지시간)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협상할 것이라고 밝혀 지난 주말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가브리일 사켈라리디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니코스 파파스 국무장관 등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채권단과 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켈라리디스 대변인은 또 그리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을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그리스 정부가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안한 47쪽짜리 협상안에서 일부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제안은 분명히 시작점"이라며 "그리스 협상단의 임무는 양측이 만족할만한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로 구성된 채권단은 그리스의 협상안에 긴축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3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만나 채권단이 마련한 5쪽짜리 협상안을 제시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안은 연금과 부가가치세, 노동관계,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 등의 부문에서 이견을 보였으며, 그리스는 국가채무 부담을 줄이는 채무재조정 방안도 제시했으나 채권단은 재정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개혁안만 제안했다.
이에 치프라스 총리는 융커 위원장이 전달한 제안을 두고 "극단적", "터무니없는" 등의 강경한 표현을 쓰면서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반발에 융커 위원장도 당시 회동에서 치프라스 총리가 이튿날까지 채권단의 협상안에 대응하는 새로운 협상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친구들도 최소한의 규칙은 지켜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스 언론 등은 치프라스 총리가 단호하게 수용 불가를 밝혔지만 정부는 현재 채권단에 일부를 양보하는 협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카티메리니는 그리스가 올해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0.6% 수준으로 제시했으나 이를 상향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채권단은 이 목표치를 GDP의 1%로 제시했다.
그리스가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치를 높이려면 협상안보다 재정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여야 하므로 부가세 개편이나 연금 부문에서 일부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사켈라리디스 대변인은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2010년부터 2차에 걸친 2천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달 말에 EU 측 구제금융이 끝난다.
그리스는 지난 2월 채권단과 구제금융을 6월 말까지 연장하고 현행 구제금융이 끝나면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최대 채권국인 독일을 방문해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협상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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