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과 무슨 상관이라고"…메르스 여파로 주문 '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8 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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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앞둔 순창 복분자.오디 직격탄…"고향 농산물 사주기 운동"
△ 메르스 발생 마을 오디 따주는 공무원들 (순창=연합뉴스) 전북 순창군청 공무원들이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수확을 하지 못하고 있는 A 마을 주민의 밭에서 오디를 대신 따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5.6.8 <<순창군>> doin100@yna.co.kr

"농산물과 무슨 상관이라고"…메르스 여파로 주문 '뚝'

수확앞둔 순창 복분자.오디 직격탄…"고향 농산물 사주기 운동"



(순창=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농산물이 도대체 메르스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전북 순창군이 농산물 판매량이 급감하는 날벼락을 맞고 있다.

메르스가 급격히 확산하며 도시민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까지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순창의 한 복분자영농조합 김모 대표는 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복분자를 예약 주문했던 30여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며칠 사이에 취소됐다"며 "정말 당황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복분자 수확을 앞두고 있어 예년 이맘때 같으면 예약 전화가 하루 10통 내외는 걸려오는데 지금은 1∼2건으로 급감했다"며 "복분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복분자와 오디, 매실 등을 취급하는 또 다른 영농조합 관계자는 "지난주에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예약 주문이 줄기 시작하더니 주말부터는 전화가 끊기다시피 했다"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난감해했다.

이 관계자는 "농산물이 메르스를 전파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마을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온 것도 아닌데 이건 너무 하지 않느냐"며 "메르스가 계속 기승을 부리면 이런 현상이 다른 모든 농산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만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농산물 판매가 급감하면서 순창군도 급히 대책을 내놓았으나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순창군은 먼저 복분자의 수매량을 늘려줄 것을 농협에 요청하고 공무원과 관계기관이 솔선수범해 지역의 농산물을 사주기로 했다.

도시에 있는 향우들에게 '내 고향 농산물 사주기 운동'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하는 황숙주 군수의 편지도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복분자와 오디 등은 일시에 물량이 출하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제때 소비되지 않아 저온저장고 등에 보관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정안 순창군 공보담당은 "순창에서는 확진 환자가 1명 나왔을 뿐이며 메르스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도 모두 격리 조치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농산물을 통한 메르스 전파는 소설과도 같은 얘기인 만큼 도시민들이 과잉 행동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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