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당 선전부 장악한 뒤 '확 바뀐' 북한 TV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6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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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화' 매체 조선중앙TV도 비판성 기사 내보내
△ 북한, 황해북도에 '산림복구 미흡' 질타 (서울=연합뉴스) 북한 황해북도 연산군과 수안군이 산림복구 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조선중앙TV를 통해 호된 질타를 받았다. 중앙TV는 지난 4월 22일 방영한 캠페인 영상에서 연산군과 수안군이 묘목이 없는 양묘장을 방치하고 묘목을 키울 비닐하우스에 채소를 기르는 모습을 방영하며 비난했다. 외국으로도 송출되는 중앙TV가 북한 내부의 결점을 드러내는 내용을 방송한 것은 처음이다. 2015.6.6. nkphoto@yna.co.kr

김여정 당 선전부 장악한 뒤 '확 바뀐' 북한 TV

'우상화' 매체 조선중앙TV도 비판성 기사 내보내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통제를 받는 관영 조선중앙TV가 크게 바뀌고 있다.

김정은 우상화나 체제의 장점만을 선전하던 행태에서 벗어나 치부를 적나라하게 공개하며 비판성 뉴스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선전선동부를 장악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는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4월22일 방영한 '당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온 나라를 수림화, 원림화 하자'는 제목의 5분36초 분량의 영상을 뒤늦게 입수했다.

이 보도 영상물은 조선중앙TV의 정규 방송 목록에 편성되지 않아 6일 뒤늦게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이 뉴스 프로그램에서 지난 3∼4월 진행된 산림복구 사업과 관련해 황해북도 연산군과 수안군 간부들을 거칠게 질책했다.

먼저 3월 25일 촬영된 연산군 산림경영소 모체양묘장이 나온 부분에서 내래이션을 맡은 남녀 아나운서는 "양묘장에는 나무모가 없는 상태"이고 "온실에서는 남새(채소)만을 재배하고 있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어 "말이 양묘장이지 나무모를 찾아볼 수 없고 씨 뿌릴 시기인데도 생땅(거름을 주지 않은 토양)이 낮은 곳에 부식토를 한 줌도 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영상은 읍 협동농장에 있는 조림지에서도 지난해에 나무 묘목 재배 대신 옥수수를 심은 흔적이 보인다며 "군에서는 잘못된 편향들을 시급히 바로 잡기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질책했다.

또 수안군에 대해서도 평양원산관광도로 주변 나무심기가 질적으로 미흡하다며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한 어린나무들을 망탕(마구) 떠서 산에 심는 현상"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그간 내부용으로 제작되는 노동신문 등을 통해 산림복구 성과를 질책한 적은 많았으나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로 송출되는 조선중앙TV를 통해서 당의 주력 사업 성과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부쩍 더 산림복구 성과를 챙기고 나서면서 묘목 기르기에 집중해야 할 3∼4월을 맞아 북한 주민들뿐 아니라 간부들에게도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달 침체국면에 빠진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비판하고 대형 산불사태 지역 책임자들을 질책하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북한의 괴벨스'로 불리는 김기남 당 비서가 뒷자리로 물러나고 젊은 김여정이 당 선전선동부의 실세로 부상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김여정은 관성과 타성에 젖어 복지부동하는 간부들을 몰아세우는 작업에 총대를메며 김정은 3대세습 체제 수호의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여정이 지난해 11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임명된 이후 김여정 부부장이 새로운 선전·선동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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