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를"…임진각서 울려퍼진 주한대사들의 아리랑
주한외교단 합창단, '평화 기원' 주제 첫 공연
(파주=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녘이 지척인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 각국의 주한 대사들이 모여 여전히 정전 상태인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를 불렀다.
외교부가 한국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들과 함께 5일 오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연 '주한외교단 합창단 평화공연'에서다.
이날 공연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한외교단장 대리인 오스발도 파딜랴 교황청 대사, 70여개국 주한 대사와 가족, 국제기구 대표 등 32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필리핀·독일·말레이시아·오스트리아·브라질 대사 등 주한 대사와 대사 배우자 등 18명으로 이뤄진 주한외교단 합창단은 공연 피날레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주한외교단 합창단은 국내 합창단인 세종 르네상스 남성합창단·라루체 합창단 단원 100여명과 함께 우리 귀에 익숙한 헨델 오페라 아리아 등 6곡을 불렀다.
특히 이 가운데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의 '그리운 금강산'과, 이번 공연을 위해 아리랑 선율을 바탕으로 새로 작곡된 '평화의 아리랑'은 한국어로 함께 노래했다.
야외 공연장 천막 밖으로 부슬부슬 내리던 빗줄기가 공연 끝으로 갈수록 굵어졌지만, 청중은 진지하게 동료 외교관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본 공연 마지막 순서인 평화의 아리랑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브라보"하는 탄성과 함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2009년 주한대사 부인 합창단으로 시작한 주한외교단 합창단이 '평화'를 주제로 공연을 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올해가 해방 및 분단 70주년이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으로서 의미가 깊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외교부와 주한외교단 합창단은 지난해 말 외교부에서 열린 시리아 난민 돕기 자선음악회 때 '평화기원' 공연을 열자고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연에는 어린이·청소년으로 구성된 '세라핌 합창단'과 젊은 첼리스트들의 '서울 솔리스트 앙상블' 등도 참여했다.
윤병세 장관은 환영사에서 "화합 속의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염원이 북녘 땅과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파딜랴 교황청 대사도 축사에서 "평화를 향한 염원을 노래에 담아 부르는 것은 우리가 진정하고 영속적인 평화의 추구를 기도하며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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