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중국A주 신흥국펀드에 편입키로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뱅가드가 중국 본토 주식을 신흥시장(EM) 펀드에 편입하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뱅가드는 500억달러(55조4천억원) 규모로 운용하는 신흥시장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거래되는 A주를 5.6%의 비중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뱅가드의 이번 결정은 영국 FTSE그룹이 최근 중국 A주를 넣은 새로운 신흥시장 지수를 내놓은 것에 영향을 받았다.
FT는 "뱅가드의 중국 본토 주식 편입은 다른 자산 운용사들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뱅가드의 편입이 중국 증시로 풍부한 자금 유입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 우려도 나온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55% 이상 증가했다. 증시 활황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하이 증시의 거래 규모는 세계 최대인 미국 뉴욕 증시를 넘어섰다.
뱅가드의 결정은 9일 있을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 결정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중국 A주는 작년 심사에서 외국인 투자 제한, 자본 이동 제한성 등을 이유로 MSCI EM지수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중국이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허용) 등으로 자본시장 개방 폭을 넓혀나가고 있어 올해 지수 편입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중국 본토 주식의 편입이 결정되면 편입 비중은 약 5%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1조7천억달러(1천883조원)에 달한다.
중국 A주가 MSCI EM 지수에 입성하면 글로벌 패시브 펀드들은 새로운 지수 적용을 위해 중국 본토 주식을 담아야 한다.
패시브펀드는 특정 지수의 흐름을 따라가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투자하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공격적인 전략을 펴는 액티브펀드도 바뀐 벤치마크(운용기준)에 대한 재조정을 위해 시간을 두고 중국 주식을 담을 가능성이 크다.
초기에 중국 증시로 흘러들 외국인 자금은 200억달러(22조1천억원)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비중을 늘리는 만큼 한국 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여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에 반가운 재료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안타증권은 A주가 MSCI EM 지수에 5% 편입되면 세계의 인덱스 펀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0.3∼0.4%포인트 감소해 8천억∼1조1천억원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액티브 펀드에서도 3조6천억∼4조8천억원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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