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OPEC '저유가 치킨게임' 2라운드 돌입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2 11: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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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OPEC '저유가 치킨게임' 2라운드 돌입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회의를 기점으로 OPEC 산유국과 미국이 벌이는 '저유가 전쟁'의 2라운드 공이 울릴 전망이다.

양측 모두 석유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크지 않아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저유가 상태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OPEC은 이달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장관 회의를 연다.

지난해 말 열린 회의에서처럼 이번에도 생산량 동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도국들이 '가격 지지'에서 '시장 점유율 고수'로 정책 방향을 바꾸자 국제 유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올해 초 4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최근 반등세를 보인 유가는 60달러선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추가 반등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우디는 '감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의 참석을 위해 빈에 도착한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석유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나이미 장관은 시장 점유율 정책을 고수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석유 수요는 많아지고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OPEC의 공세에도 미국 셰일유 업체는 흔들리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1986년 유가 폭락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전했다.

당시 유가 급락에 자금원을 잃어버린 미국 석유회사들은 원유 생산량을 줄이거나 시추를 중단하기도 했다. 경쟁사에 회사가 매각되거나 파산하는 기업들도 줄을 이었다.

물론 지금도 미국 셰일유 업체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고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줄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로운 유정을 시추하던 리그(원유 굴착 장치) 절반 이상이 사라졌는데도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하루 원유 생산량이 960만 배럴에 달해 197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셰일유 생산업체인 EOG 리소시스는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유가 폭락에도 미국 업체들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금줄이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WSJ은 "은행과 사모펀드, 기관투자자들이 에너지 부문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며"금리가 최저 수준을 유지해 투자처를 찾는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는 석유 시추산업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미국의 원유 생산은 줄어들지 않았고 OPEC도 감산할 의향이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 미국과 OPEC이 감산 불가를 접고 한 발짝 물러서지 않은 한 저유가 상태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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