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축구협회 회장 해임 결의…"협회 재정난에 책임"(종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축구연맹(FIFA)이 비리 스캔들에 휩싸인 가운데 러시아 축구협회가 31일(현지시간) 니콜라이 톨스티흐(59) 회장의 조기 해임을 결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축구협회 대표자 회의 대의원들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비상 회의를 열고 톨스티흐 회장 해임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 결과 449명 대의원 가운데 235명의 찬성으로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축구 선수 출신으로 지난 2012년 9월부터 협회 회장직을 맡아온 톨스티흐는 표결에 앞서 기존 임기 중 자신의 활동에 대해 보고하고 협회의 단합을 호소했지만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에따라 새 회장 선거 때까지 니키타 시모냔 제1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하게 됐다. 협회는 3개월 내에 대표자 회의를 다시 소집해 신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다수의 대의원들은 톨스티흐 회장이 재임 중 협회 운영을 제대로 못 해 협회가 재정난에 빠진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재정난으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파비오 카펠로(68·이탈리아)에 대한 7개월치 급여 4억 루블(약 85억 원)을 지난 2월까지 체불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현재 협회의 채무는 14억 루블(약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탈리 무트코 체육부 장관은 톨스티흐 조기 해임 결정과 관련 "니콜라이 회장은 축구인 출신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협회가 이번 결정 이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톨스티흐는 FIFA 비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제프 블라터(79) FIFA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주목받았었다.
그는 지난 29일 투표에서 블라터가 5선 회장으로 확정된 뒤 자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블라터는 지금의 문제점들을 이해하고 발전을 위한 변화의 시기란 것도 알고 있다"면서 "그는 대부분의 각국 축구협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경험이 풍부한 관리자"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스스로는 회장직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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