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한국 경제 대외 악재는-1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도연 기자 =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는 각종 대외 악재로 앞날이 밝은 편이 아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대외 악재로 미국 금리인상, 미국·중국 경기 둔화, 환율 전쟁, 유럽 분열 위기, 신흥국 위기 등을 꼽았다.
◇ 국제금융센터 김경빈 연구원
한국 경제는 수출이 회복돼야 성장률이 올라간다. 특히 의존도가 높은 미국 경제 회복이 더디다. 유럽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안 좋아도 미국 수출이 회복되면 한국의 경기 하락은 면할 수 있다. 그러나 전반기 미국 경기 회복이 더뎌서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은 중간재를 한국에서 많이 수입했는데 내수중심으로 바뀌면서 한국 수출이 줄어들었다. 샤오미나 알리바바 등 전기전자 부문의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부상하면서 한국 산업과 경쟁을 하고 있다. 엔저로 한국 수출시장을 일본에 빼앗길 우려도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지만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갖고 있다. 통상적으로 악재라고 말할 때 국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자본이 유출되는 점은 악재일 것이다.
◇ 금융연구원 임 진 박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에서 증권 자금 등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커진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서 한국 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가계 대출의 원리상환 부담도 커진다.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한국 수출이 줄어든다는 점도 문제다. 이어지는 엔화 약세로 자동차와 철강 부문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하면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한국 경제에 그렇게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신흥국의 경제성장 부진도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
중국 경기 둔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중국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한국 경제도 부담을 받고 있다. 중국이 가공무역이 아닌 스스로 만드는 형태로 바뀌면서 한국 수출도 타격을 받았다. 대(對) 중국 수출의 78%를 차지하는 중간재를 중국이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외환위기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만큼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지만 심리적인 불안 요인은 있기 마련이다.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등 재정이 나쁜 나라에서는 외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갈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로 수출 여건도 나빠졌다. 특히 한국은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 품목이 많아 원·엔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가 하락에도 세계 경제 성장률의 회복세가 미약한 점도 한국 경제에는 악재다. 가격이 떨어지면 제품 생산과 판매가 더 많아지는데 아직은 그 힘이 너무 약하다.
◇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박사
세계 경제 성장세가 좋지 못하다. 특히 중국 경제 둔화가 문제다. 한국은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큰데 중국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환율 환경도 비우호적이다. 엔화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안 좋아졌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추격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과거와 비교할 때 휴대전화 시장 등에서 중국 제품에 밀리는 상황이다.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뀐 중국 경제 구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투자 위주로 성장한 예전에는 한국의 수출이 중국 투자와 연결되는 부분이 많았다. 중국이 성장 전략을 소비 위주로 바꾸면서 한국이 적응을 못 하고 있다. 중국 소비 시장은 한국의 수출이 많지 않다. 그렉시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다. 그리스와의 직접 교역도 별로 없고 금융 쪽으로 연결된 것도 없다. 다만, 그렉시트 여파가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한국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선임연구원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커 다른 나라의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럽과 일본 통화의 약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제품이 많은데 일본 기업들이 단가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등에서 한국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브라질, 러시아 등의 신흥국이 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짚어봐야 한다. 금융 안전성이 취약한 신흥국들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 경제 위축 역시 한국의 해외 건설과 수출에 악영향을 준다. 현재 배럴당 60달러 수준인 국제 유가는 올해 안에 100달러 이상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산유국의 재정 감소가 불가피해 해외 건설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건설 부문에서 수주가 줄면 국내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 산업구조가 가공무역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는 점도 한국 수출에 악재다.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교역률 둔화도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에 더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수요 회복도 빠르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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