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고(最古) 악기 '드럼'…기록 깨기 힘드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8 14: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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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드러머, 12시간5분5초 기록 세운 후 병원 직행


인류 최고(最古) 악기 '드럼'…기록 깨기 힘드네!

영국 드러머, 12시간5분5초 기록 세운 후 병원 직행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 드럼(Drum). 클래식은 물론이고 팝이나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직접 쳐보고 싶은 생각을 해본 악기일 듯하다. 한국 대사를 지냈던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미국 대사도 종종 연주회를 열어 직접 드럼 실력을 선보이곤 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악기 중 하나가 드럼일 것 같다. 정확한 자료를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속이 빈 통나무에 짐승가죽을 씌워 손과 손가락으로 두드렸던 게 원시 드럼의 시조로 꼽히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종교의식과 신호용으로 사용되다가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악기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드럼이 음악에 두드러지게 존재감을 과시한 것은 약 1세기 전인 1880년경부터라고 한다. 유럽과 미주를 휩쓸던 왈츠의 물결을 타고 새롭고 독창적인 리듬이 개발됐고 이런 연주 스타일이 미국으로 건너가 흑인 음악과 접목했고 이후 재즈시대를 맞아 더욱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그보다 앞서, 큰북으로 일컫는 베이스 드럼(Bass drum)은 17∼18세기 유럽 오케스트라에 처음 도입됐다고 한다. 당시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터키, 즉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군악대가 원조다. 그리고 요즘 흔히 드럼 하면 떠올리는 스네어 드럼(Snare Drum) 역시 비슷한 시기인 18세기 중반부터 군대 행진을 위해 사용됐다고 한다. 끈으로 어깨에 메고 옆으로 연주한다고 해서 사이드 드럼이라고도 불렸다. 19세기 중후반 콘서트를 위한 오케스트라에도 이 드럼이 사용되기 시작해 오늘날 큰 북과 함께 오케스트라 악기로 자리 잡았다.







어떻게 보면 단순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스네어 드럼에 사용되는 기교는 매우 세밀하다고 한다. 빠르고 정확한 박자를 정밀한 리듬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섬세하게 연주할 수 있기까지 수년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젊은 타악기 주자가 가장 먼저 배우는 악기가 바로 스네어 드럼이다.

그러면 세상에서 누가 가장 드럼을 잘 칠까? 일반인이 드럼을 잘 치고 못 치는 걸 전문적으로 가리기는 어렵겠지만 시간당 타수(打數)와 연타(連打) 등 누가 봐도 자웅을 가릴 수 있을만한 기록은 적지 않은 것 같다.

이 드럼 계에 '드럼 치는 펠레, 파가니니, 그리고 로빈 후드'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인물이 있다고 한다. 영국의 드럼연주자 로리 블랙웰(Rory Blackwell. 1933년 6월 22일~)로, 가히 기록 경신기라고 불릴만한 것 같다. 1991년 9월 24일 영국 핀레이크 공원에서 60초에 무려 3천720번 쳤다고 한다. 초당 평균 62번을 두들겼다는 얘기다. 연타 기록도 있다. 1967년 3월 세운 것으로, 무려 47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쳤다고 한다. 요즘처럼 정밀 측정기를 동원해 잰 기록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믿기 어려운 기록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그의 기록은 또 있다. 1989년에는 왼발용 2단(段)짜리 타악기 세트와 오른발용 3단짜리 악기 세트를 동원해 108개 악기를 함께 연주했고 1995년에는 16.2초만에 400개의 드럼을 쳤다고 한다. 드럼 명인이면서도 다른 악기도 잘 다뤄, 기타의 한음을 60초 만에 9천120번을 튕기는 기록도 세웠다. 이런 실력 탓인지 비틀스의 드러머, 링고 스타가 그에게 사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블랙웰의 기록은 모두 비공인인 것 같다. 지난주 '드럼 가장 오래 치기(연타)' 부문에서 '전설' 블랙웰에 도전한 인물이 있었다. 잉글랜드 에식스주 출신인 제이슨 블링클렛으로, 무려 12시간5분5초 동안 쉬지 않고 드럼을 두들겼다. 필리핀의 한 드러머가 가지고 있던 기존 기네스 공인 기록 12시간3초를 5분2초 넘긴 것이다.







블랙웰의 속도에 도전한 인물도 있었다. 캐나다인 톰 그로셋으로, 2013년 7월 13일 내슈빌에서 열린 경연에서 60초에 1천208번을 쳤다고 한다. 초당 평균 20번 이상으로,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기네스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기존 공인 기록보다 5타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크게 되려면 그만큼 고통이 따르는 법인가 보다. 블랙웰은 1963년 비공인 연타기록을 세운 직후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다고 한다. 지난주 공인 연타 기록을 세운 블링클렛 역시 기록을 세운 뒤 손목 통증을 호소해 곧바로 입원해야 했다고 러시아 시사주간 '아르구멘트이 이 팍트이'(논거들과 사실들) 지난 22일자 인터넷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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