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탄기업, 에볼라 활용해 회사 홍보 물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세계 최대 민영 석탄기업인 피바디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위기를 자사 홍보에 활용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피바디 에너지의 그레그 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열린 석탄산업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면서 에볼라 관련 내용을 슬라이드에 포함시켰다.
그는 "전기 부족이 에볼라와 같은 위기와 맞설 능력을 약화시킨다"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감염병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면 에볼라 확산을 막고 백신 보급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러한 피바디의 발표에 질병 전문가들은 "터무니 없고 기회주의적"이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에볼라 백신 보급을 구실 삼아 석탄산업을 홍보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에볼라 대응 자문이기도 한 어윈 레드레너 컬럼비아대 교수는 "에너지 보급이 에볼라를 막을 수 있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며 "기업의 이익을 대규모 공중보건 위기와 연결한 것은 기회주의적이고 다소 처절하기까지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보이스의 발표에 인용된 하비 루빈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도 "피바디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고 석탄산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심지어 발표자료에 이름도 틀리게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루빈 교수는 "아프리카에는 에볼라 백신을 효과적으로 보급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전기가 이미 공급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피바디는 가디언에 "당시 발표는 에너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가에서는 전기 부족이 에볼라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며 회사 이익을 위해 에볼라 위기를 이용했다는 비판에 반박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된 에볼라 바이러스에 2만7천 명 가까이가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1만1천 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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