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왕세자, 신페인당 당수 손 잡았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찰스 왕세자와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게리 애덤스 당수와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틀 일정으로 북아일랜드를 방문한 찰스 왕세자가 19일(현지시간) 골웨이대학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 참석한 북아일랜드 정치인들 중 애덤스 당수와도 악수를 나눴다.
애덤스 당수는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유혈투쟁을 전개해온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 신페인당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197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 루이스 마운트배튼 경을 살해한 IRA의 폭탄 테러를 옹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다만 그는 1989년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 및 북아일랜드내 7개 정파가 합의한 평화협정 체결을 지지하며 IRA의 무장해제를 설득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IRA가 폭탄 테러로 마운트배튼 경을 살해한 점에 비춰보면 찰스 왕세자가 애덤스 당수와 나눈 악수는 "지극히 가슴 아픈 것"이라고 보도했다.
찰스 왕세자는 20일 마운트배튼 경이 숨진 현장도 찾을 계획이다.
앞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2012년 북아일랜드를 방문해 환영 행사에서 각료자격으로 참석한 IRA의 사령관 출신 마틴 맥기니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부수반과 악수를 나눈 바 있다.
여왕은 마운트배튼 경이 피살된 후 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 관계자와는 전혀 만나지 않았다.
이번 찰스 왕세자가 애덤스 당수와 악수를 나눈 것은 과거 투쟁의 역사를 치유하려는 영국 왕실의 행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신페인당은 아직도 영국 여왕에 대한 선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해도 영국 의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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