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개국 700만 재외동포는 경제성장과 통일의 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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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13일 오후 인하대학교 하이테크센터 대강당에서 34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재외동포 이해 교육을 펼쳤다. |
"이승만·반기문·조수미·류현진은 모두 재외동포"
인하대서 조규형 동포재단 이사장 '재외동포 이해' 특강
"176개국 700만 재외동포는 경제성장과 통일의 역군"
(인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9세기 영국이 세계를 제패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면, 21세기 대한민국은 전 세계 700만 재외동포 덕분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됐습니다."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13일 오후 인천시 인하대학교 하이테크센터 대강당에서 34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재외동포 이해' 특강에 나섰다.
조 이사장은 강당을 가득 채운 대학생에게 "150년 전 대규모 흉년으로 간도·연해주로 이주한 것이 재외동포의 첫 역사"라며 "지금은 200만 명 이상이 사는 미국·중국에서부터 10명 이내로 사는 미크로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176개국으로 뻗어나갔다"고 이민의 역사를 알렸다.
'글로벌 시대 재외동포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친 조 이사장은 재외동포가 모국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재일동포는 일본에서 차별받고 살면서도 한국전쟁 때 목숨을 걸고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한 것을 비롯해 구로공단 투자 등 산업화 주도, 제주 감귤 보급, 88년 서울올림픽 후원, 신한은행 설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국 돕기에 나섰습니다. 이 밖에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 등 고국을 적극적으로 대변해주는 재미동포,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지금은 남북한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재중동포, 파독 광부·간호사로 70년대 외화 벌이에 이바지한 재독동포 등 직간접적으로 받은 도움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과 독립운동가 안창호에서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소프라노 조수미, 캐나다 상원의원 연아 마틴, 뉴질랜드 국회의원 멜리사 리, 프로야구의 류현진·추신수 선수, 프로축구 기성용 등이 모두 재외동포라는 사실에 학생들은 놀라워했다.
조 이사장은 "친정이 잘살아야 며느리 어깨가 펴지는 것처럼 해외 어느 곳에서 살아도 동포들은 고국에 대한 애착심이 크다"며 "한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위한 세계인의 지지 여론 형성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재외동포"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시대에 재외동포는 공공외교의 자산입니다. 물적·인적 교류와 경제 영토 확장을 통해 국력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요. 정부도 재외동포 간, 재외동포와 모국 간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을 국정 과제로 지정할 정도로 재외동포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정치외교학과 4학년 차형민 씨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해외에 700만 명의 우군이 있다는 사실을 들으니 마음 든든해졌다"며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라고 강연을 들은 소감을 털어놓았다.
"통일을 그저 먼 미래로만 생각하고 회의를 품어왔다"는 이현민(공간정보학과 4년) 씨는 "조선족이나 고려인이 징검다리가 돼 남북 교류와 협력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에 가슴이 뛰었다"면서 "그동안 재외동포에 관해 무지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이제 좀 더 공부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해양과학과 3학년 배윤경 씨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한·중·일 관계가 역사 문제 등으로 삐걱거리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며 "양국의 문화를 잘 아는 재중·재일동포를 통해 3국이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반가워했다.
강의를 마련한 이진영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포 이해교육 강좌를 열기 전 설문조사를 해보면 재외동포를 접해본 학생은 10%에 불과한데다 조선족 범죄 사건 등으로 동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으나 강연을 듣고 나면 동포가 과거에서 현재까지 모국에 기여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재외동포재단은 2012년부터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와 한민족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찾아가는 재외동포 이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 상계고와 의왕시 의왕고 등 고등학교 67개교, 서울대·고려대·인하대·전남대 등 13개 대학, 미국 UC리버사이드에서 특강과 정규 교과목을 개설해 동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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