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역사적 쿠바 방문…EU-쿠바 관계 강화 기대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0일 밤(현지시간) 쿠바 땅을 밟았다.
1898년 쿠바 독립 이후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117년 만에 첫 방문이고, 서방 지도자로는 1986년 펠리페 곤살레스 스페인 총리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찾은 것이어어서 그의 방문에 쏠리는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우선 올랑드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와 쿠바 양국 간, 나아가 유럽연합(EU)과 쿠바 간 외교·경제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사상 처음인 만큼 감회가 특별하다"며 "프랑스와 쿠바 국민 사이에는 유서깊은 유대관계가 있다"고 방문 소감을 밝힌데서도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관심이 어느정도인지 잘 드러난다.
미국과 쿠바가 작년 말 53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한 이후 유럽도 쿠바와 관계 정상화에 발 빠르게 나섰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쿠바의 지정학적 중요도와 경제적 이윤을 고려해 프랑스가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바는 카리브 해에 있는 서인도 제도 가운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남미 국가와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올랑드 대통령으로서는 쿠바와 관계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올랑드 대통령은 11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며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도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쿠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반체제 인사는 만나지 않기로 했다.
외교뿐 아니라 쿠바와 프랑스, EU의 경제 관계 강화도 올랑드 방문의 목적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쿠바가 개방을 위해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한다면 프랑스가 유럽과 서방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쿠바인들에게 우리가 함께 하겠다고 말할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수조치의 희생자였던 쿠바가 새로운 단계, 새로운 시기로 옮겨가기를 원한다"면서 미국의 금수조치 해제가 쿠바를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역사적인 회동을 했다.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1962년부터 시행해 온 대쿠바 금수조치도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EU는 1996년 쿠바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관계를 제한하다가 2003년 쿠바 정부가 반체제 인사 75명을 투옥한 데 대한 항의로 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 이후 투옥 인사들이 석방되자 2008년부터 대화를 재개했다.
EU는 미국에 앞서 작년 2월 쿠바와 경제 협력 증진과 정치적 대화 재개 등 관계 정상화를 하기로 하고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U는 미국의 쿠바 금수조치가 해제된 후 시장을 미국에 선점당하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 말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정상화 발언 앞뒤로 프랑스에서는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과 플뢰르 펠르랭 문화장관 등 장관급 인사들이 대거 쿠바를 찾았다.
프랑스와 쿠바의 무역액은 한 해 3억8천800만 달러(약 4천200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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