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도의원 "충주 아니면 취소해야" 주장 안 굽혀
"충주는 싫다는데 충주에서 개최하라니"…충북도 '열불'
내년 열리는 무예마스터십, 충주 거부해 청주서 개최
일부 도의원 "충주 아니면 취소해야" 주장 안 굽혀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도의회 임순묵(충주3·새누리) 의원이 내년 9월 청주에서 개최될 '2016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자 충북도가 발끈했다.
충주시가 이 대회 개최에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도 마치 충북도가 '무술의 메카' 충주의 위상을 깎아내리려고 개최지를 청주로 정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은 충주가 지역구인 임 의원이 이 대회와 관련 충북도를 잇따라 비판하면서 불거졌다.
임 의원은 지난달 30일 제339회 임시회 때 세계무예마스터십 청주 개최를 공식 반대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보도자료를 내 개최지를 충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임 의원의 주장을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충북도는 7일 해명자료를 내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지가 청주로 결정된 데는 충주시의 개최 거부 의사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의 설명은 이렇다.
세계 무예마스터십이 추진된 것은 2013년부터다. 충북도는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무술의 도시' 충주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구상했다.
그러나 충주시는 줄곧 충주무술축제와의 중복성, 예산 부담, 2017년 전국체전 개최 준비 등을 이유로 세계 무예마스터십 개최에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충북도는 청주와 화랑정신 발원지이자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인 진천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지난해 말 청주를 개최지로 확정했다.
청주시가 국비 9억원을 제외한 31억원의 사업비 중 절반과 인력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국제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경기장이나 숙박시설 등 인프라가 충분하고 통합 청주시 출범에 따른 홍보 효과를 노린 청주시가 충북도의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 대회는 순탄하게 추진되는 듯 싶었지만 관련 예산이 지난해 12월 도의회 정례회에서 전액 삭감됐는가 하면 지난달 임시회 때도 일부 도의원들의 반대로 논란을 거듭한 끝에 겨우 통과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는 임 의원을 비롯한 몇몇 도의원의 요구로 지난달 충주시에 개최 의사를 재차 타진했지만 "개최 의사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충주시의 명확한 입장 표명 덕분에 청주를 개최지로 하는 예산안이 도의회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임 의원 등은 여전히 충주시의 뜻과 무관하게 충주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충주시가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표명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개최지를 충주로 변경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상생 방안을 마련해 충주가 무예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